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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때 -3527만원 최대 적자, 43세 때 1792만원 흑자 피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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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 국민은 평균적으로 27세부터 노동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흑자 인생’에 진입해 61세에 다시 적자 상태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줄면서 한때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던 국민 생애주기적자(소비-노동소득) 총액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해 10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국민이 벌어들인 노동소득보다 소비 지출이 크게 늘어 적자가 심화했다는 의미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통계청은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1년 국민이전계정’ 자료를 발표했다. 국민이전계정은 연령 간 경제적 자원 배분의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작성되는 지표로 연령 변화에 따른 소비와 노동소득의 관계를 분석한다. 통상 연령 증가에 따라 ‘적자 → 흑자 → 적자’ 순서의 3단계 구조로 변화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생애주기 중 0~26세까지는 적자 인생을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가 많아 적자가 최대치로 치솟는 시기는 17세(3527만원)였다. 정동욱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 과장은 “통상 고등학교 1~2학년 때 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은 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직전 연도 조사에선 16세에 적자가 절정을 찍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27세부터는 소비보다 노동소득이 높아지면서 흑자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인다. 최대 흑자(1792만원)를 찍는 나이는 43세다. 이후 61세부터 다시 적자로 전환된다. 통계청은 “과거 통계를 연도별로 보면, 흑자 진입 연령은 27~28세로 일정한 편이나, 적자 재진입 연령은 61세로 나타나 2010년의 56세에서 점차 늦춰지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갈수록 적자 재진입 연령이 늦춰지는 건 일하는 고령층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 과장은 “어르신들이 일을 계속하면서 노동소득이 끊기지 않다 보니 적자 시점이 점점 늦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노동소득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3.7%였지만 2021년에는 4.2%로 증가했다.

전체 국민의 소비와 노동소득의 차액인 생애주기적자는 108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 늘었다. 2011년 12.7% 증가한 이후 1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앞서 코로나19가 강타했던 2020년에는 통계 작성 이래(2010년) 처음으로 100조원 밑으로 떨어져 97조원을 기록한 바 있다. 통계청은 기저효과와 더불어 팬데믹 당시 위축됐던 소비가 엔데믹 이후 급격히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 총소비는 1148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2% 증가한 반면 노동소득은 전년 대비 5.7% 증가한 1040조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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