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끌던 러시아 용병 업체 바그너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방공 시스템 지원을 추진 중이라고 월스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가 근거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세력이다.
러시아에서 판치르 S-1이라 불리는 SA-22는 현존하는 저·중고도 방공체계 중 성능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판치르는 대공 기관포와 대공 미사일을 결합한 무기로 최대 20㎞ 안에 들어오는 각종 미사일과 전투기 등을 요격할 수 있다.
WSJ는 이날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바그너가 헤즈볼라에 SA-22를 보냈는지 확인하지 못했지만, 바그너와 헤즈볼라 간 접촉을 감시하고 있다”며 “만약 거래가 이뤄진다면 이스라엘과 미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헤즈볼라의 대이스라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동지중해에 항공모함 전단을 파견했다. 바그너는 헤즈볼라 대원들이 있는 시리아에 용병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관리는 WSJ에 바그너그룹이 판치르를 벌써 보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를 둘러싼 바그너그룹과 헤즈볼라 간 대화를 예의주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발발하자 하마스에 연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과 교전을 이어갔다.
이날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집중 포격해 군사 진지 등 19곳을 공격했다.
이처럼 양측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헤즈볼라는 판치르를 이스라엘의 제공권을 무력화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