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버린 FA 찬호 선발 기회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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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박찬호(33.사진)는 어디로 갈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최근 자유계약선수(FA)의 대형 계약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두 번째 FA가 된 박찬호에게도 푸른 신호가 켜진 것이다.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뛰던 알폰소 소리아노가 시카고 컵스와 8년간 1억36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한 데 이어 카를로스 리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6년 1억 달러에 계약했다. 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박찬호와 한솥밥을 먹던 투수 우디 윌리엄스(40)는 2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2년간 1250만 달러라는 거액에 계약했다. 언론에서는 '과열'이라는 표현까지도 나왔지만 선수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윌리엄스가 40세의 고령인 데다 올 시즌 12승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7승7패, 평균자책점 4.81의 박찬호 역시 예상보다 높은 금액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추론이다.

계약을 위해 24일 미국으로 떠난 박찬호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기에 조건을 내세울 형편은 아니다.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발로 뛰게 해줄 수 있는 팀, 또는 나를 필요로 하는 팀에 가고 싶다. 1년 계약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좋은 분위기에서 운동을 할 수 있었던 파드리스 잔류를 예상해 볼 수 있다. 파드리스는 에이스 제이크 피비, 2선발 크리스 영을 제외한 선발투수들이 모두 FA로 풀렸다. 박찬호, 윌리엄스, 데이비드 웰스, 션 에스테스 등이다.

박찬호가 다년 계약을 고집하지 않기 때문에 파드리스로서는 재계약을 위한 암초가 사라졌다. 문제는 금액. 이 역시 박찬호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서부 쪽 팀들 중에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 시애틀 매리너스를 후보군으로 꼽을 수 있다. 미국의 FOX 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다저스가 그레그 매덕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다저스로의 복귀도 예상할 수 있다.

박찬호의 거취는 내년 1월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급 선수들의 계약이 모두 성사되고 나면 그들을 놓친 팀에서 박찬호를 데려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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