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3회 연속 종합 2위' 향해 발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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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장대비 속을 달리는 도하 아시안게임 성화. 연간 강수량 100㎜인 사막의 나라 카타르에 26일(현지시간) 폭우가 쏟아졌다. 배수시설이 없어 빗물이 고인, 도하 북쪽 주마일리야의 한 도로에서 여성 주자가 뛰고 있다. [도하 신화=연합뉴스]

도하 아시안게임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3회 연속 종합 2위를 노리는 한국 선수단은 28일 본진이 현장에 도착, 입촌식을 하면서 본격적인 아시안게임 체제에 돌입한다. 오후 11시15분(한국시간.현지시간으로는 오후 5시15분)에는 축구가 방글라데시와 첫 게임을 치른다.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다. 방글라데시가 워낙 약체라서 낙승을 예상한다. 한국은 전체 39개 종목 중 체스와 카바디를 제외한 37개 종목에서 70개 이상의 금메달을 계획하고 있다. 태권도, 사이클, 볼링, 레슬링 등이 5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리는 '효자 종목'이다. 야구와 축구에는 금메달이 1개씩밖에 걸려 있지 않지만 관심도로 보면 이들 효자종목을 능가한다.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3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1998년 방콕 대회 때는 박찬호 등이 주축이 된 '드림팀'으로 우승을 일궈냈고, 2002년 부산 대회 때는 이승엽 등이 총출동, 또 정상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해외파 없이 대만.일본과 금메달을 다퉈야 한다. 핌 베어벡 감독의 축구대표팀은 20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던 한국 축구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유난히 부진했다. 일본.대만과 3파전을 벌이는 야구와 달리 축구는 중동세와 일본.중국과 힘든 싸움을 해야 한다. 3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야구와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겠다는 축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축구대표 오늘 밤 약체 방글라데시와 첫판
강호 이란 출전 놓고 조직위 오락가락 눈살

▶자신만만 베어벡

축구 대표선수들이 27일 도하에 도착하자마자 알가라파 경기장에서 헤딩 훈련과 미니게임으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도하=연합뉴스]

"금메달을 따기 위해 왔다. 전지훈련 성과가 좋은 만큼 최선을 다해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

도하에 입성한 핌 베어벡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현했다. 27일 새벽(한국시간) 도하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대표팀은 선수촌으로 이동해 짐을 푼 뒤 곧바로 알가라파 클럽에서 현지 그라운드 적응 및 전술 훈련에 들어갔다. 패스 연습, 5 대 5 미니게임 등으로 진행됐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흘 동안 전지훈련을 한 덕으로 시차 및 기후적응을 따로 할 필요가 없었다. 베어벡 감독은 아랍에미리트 전지 훈련에 대한 성과를 묻는 질문에 "선수들이 높은 정신력으로 열심히 해줘 매우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고 답했다.

▶방글라데시와 첫판

대표팀은 28일 오후 11시15분(한국시간)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방글라데시와 예선 B조 첫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경기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방글라데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8위로 한국(51위)과는 상당한 수준 차가 있다. 경기 당일 도착하는 김동진.이호(이상 러시아 제니트)와 김두현 등은 출전하기 힘들지만 무난히 이길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23일 아랍에미리트와의 평가전에서 재미를 본 4-3-3 포메이션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정조국(서울)을 원톱에 놓고 염기훈(전북)을 왼쪽, 최성국 또는 이천수(이상 울산)를 오른쪽에 배치하는 진형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부쩍 성장한 염기훈은 과감한 드리블과 슈팅력을 과시하고 있다. 최성국의 프리킥 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아랍에미리트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박주영(서울)도 폭넓은 움직임으로 새로운 포지션에 잘 적응하고 있다.

▶"이란 출전한다"

우승 후보 이란의 출전을 놓고 대회 조직위원회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출전 못한다'와 '출전한다'는 내용이 몇 시간 만에 뒤바뀌었다. 27일 오전 조직위 홈페이지(www.doha-2006. com)에는 '이라크가 이란을 대신해 D조에 편성됐다'는 내용과 함께 새로운 조 편성표까지 게재했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조직위는 "FIFA가 이란축구연맹에 대한 징계를 일시적으로 해제했기 때문에 이란은 출전 자격이 있다"며 "이에 따라 26일 발표된 새로운 조 편성은 모두 무효"라고 발표했다.

베어벡 감독은 이란의 출전 여부에 대해 "정치적 문제"라며 "이란 출전 여부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 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도하=성호준 기자

야구장 한낮 초속 20m 바람
좌타자 유리 … 30일 첫 단추

▶강풍주의보

4번 타자 이대호(左)가 조동찬과 함께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도하=연합뉴스]

야구대표팀은 27일 오후 2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간단한 훈련을 했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급조한 알라안 야구장에는 낮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저녁에는 잠잠해진다. 특히 한국이 대만과 첫 경기를 치르게 될 오전(현지시간 30일 오전 9시)에는 좌익수 쪽에서 우익수 쪽으로 강풍이 분다.

선수단을 지원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직원 문정균씨는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외야에 있는 국기들이 팽팽해질 정도다. 초속 20m 정도는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따라 왼손 타자와 잘 밀어치는 오른손 타자가 유리할 것 같다.

▶김재박 감독 "대만전에 올인"

김 감독은 "대만과의 1차전은 사실상 결승전이라 서로 부담이 크지만 전력을 몽땅 투입해 반드시 이기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대만과 일본의 전력은 어느 정도 분석이 끝난 상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선발 투수에 대해서는 함구했지만 노련한 손민한(롯데)이나 '괴물 신인' 류현진(한화)을 대만전 선발로 내고 대기 투수들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훈련에서는 류현진과 오승환(삼성)이 마운드에서 타자를 직접 상대하는 실전훈련을 했다.

▶대만은 "우승 자신"

대만의 예치시엔 감독도 금메달 획득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예치시엔 감독은 26일 첫 훈련을 마친 뒤 대회 공식 인터넷 사이트인 '인포 2006'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 확신한다. 2002년에 비해 전력이 크게 좋아졌고, 선수들의 컨디션도 매우 좋은 편"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전체 투수 중 가장 뛰어난 선수는 궈훙즈(LA 다저스)이며 둘째로 좋은 투수가 장첸밍(요미우리 자이언츠)"이라고 했다. 좌완 궈훙즈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28경기에 등판해 1승5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다. 대만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한국에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도하=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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