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인다, 중국 '대표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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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중국 증시의 '삼성전자'는 어떤 종목일까.

국내 증권사를 통해 중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계좌수는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2만여 개에 달한다. 중국 개별기업 정보를 찾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그러나 기업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일찌감치 중국으로 눈을 돌렸던 투자자문사 에셋플러스 강방천 회장과 한국증권 오재열 중화분석팀장, 그리고 투자자 세미나를 위해 최근 방한한 홍콩 대복증권 리서치센터 마르코 맥 소장, 상해신은투자자문 이강 대표분석사 등에게 중국 증시의 '대장주'가 될 기업의 공통조건을 들어봤다.

◆ 독과점적 기업에 투자하라=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꼽는 조건은 독과점적 위치에 있는 기업이다. 중국은 최근 철강 업계를 비롯해 산업별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 이 1등만이 살아남을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

한국증권 오재열 팀장은 "중국 정부는 현재 5000여 개가 난립한 철강업체를 2010년까지 3000개 내외로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내년 6월 기업파산법까지 시행되면 업종 불문 상위기업 몇 개로 통폐합될 것이기 때문에 독과점적 기업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셋플러스 강방천 회장은 "업종별 1등 기업이나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는 기업"을 꼽았다. 그는 "중국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70~80%가 대체로 이런 조건에 맞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 본토 상장기업인 B주 시총 1~4위는 중국만과.상해진화항만기계.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연태장유포도주다.

◆ 내수 기업에 주목하라=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 정책을 쓰고 있다. 또 위안화 가치가 절상압력을 받고 있는 것도 내수기업에 유리한 조건이다.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중국 국민이 소비하고 투자할 수 있는 소득이 늘어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식음료나 유통.부동산 업종이 유망한 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H주 중 은행주도 유망하다. 중국이 곧 은행업을 확대 개방할 것이기 때문이다.

홍콩 대복증권 마르코 맥 소장은 "중국 은행업의 외자진입 허용 조치, 그리고 금리 상승 사이클 임박에 따라 은행주와 부동산주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 이익 내는 기업을 골라라=중국 현지에서 투자자문을 하고 있는 상해신은투자자문 이강 대표분석사는 매년 순익 규모가 커지는 기업을 꼽았다. 중국기업은 성장성 못지않게 위험요인도 크므로 안정적으로 순익을 올릴 수 있는 기업이 성장성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H주 가운데 국미가전.몽우우유.교통은행.초상은행.중국인수생명 등이 3년간 연평균 35% 이상 순익이 늘었으며, B주 가운데선 중국만과.상해진화항만기계.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 등은 5년간 연평균 35% 이상의 순익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오랫동안 존재할 산업군에 속한 종목▶진입장벽이 높아 경쟁이 덜한 산업군 내 종목을 '대장주' 후보로 꼽았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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