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내 차는 왜 이리 잘나가는 걸까

중앙일보

입력

'내 차도 사륜 구동이었으면….' 눈이 오는 날 차를 끌고 나갔다가 도로 위에서 안절부절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수입차업체들은 너도나도 사륜 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고급 승용차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들 중 원조는 아우디 콰트로다. 아우디는 1980년 세계 최초로 승용차에 상시 사륜 구동 시스템인 '콰트로'를 장착했다. 콰트로는 눈길, 빗길, 굽은 길 등 주행 여건에 따라 앞바퀴와 뒷바퀴에 전달하는 동력을 25대 75에서 75대 25까지 알아서 조절해 준다. 전달 동력의 변화는 운전자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게 이뤄진다. 아우디는 A4.A6.A8.S4.RS4.TT 등 모든 생산 차종에 사륜 구동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전세계 아우디 판매량의 25%, 국내 판매량의 50%가 콰트로 장착 차다.

아우디코리아 이연경 마케팅 부장은 "굽은 길과 산길이 많고 눈과 비가 잦은 우리나라만큼 사륜 구동이 필요한 곳도 드물다"며 "안전을 생각하는 소비자로선 콰트로 차를 찾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근엔 콰트로를 비롯해 대부분 사륜 구동 시스템이 네 바퀴에 각각 다른 힘을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네 바퀴의 미끄럼 정도를 각각 감지해 덜 미끄러지는 바퀴에 가장 큰 힘이 걸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폴크스바겐 페이톤과 혼다 레전드가 이런 장치를 장착했다. 벤츠의 E350(사진)에 도입한 '4매틱', 재규어가 2001년부터 X타입 2.5와 3.0 모델에 적용한 '트랙션 4'는 평소엔 앞뒤 바퀴의 구동력을 40대 60으로 유지하다가 미끄러짐이 발생하면 덜 미끄러지는 쪽에 구동력을 집중시키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포드 파이브헌드레드는 평상시엔 전륜 구동으로 움직이지만 미끄러짐을 감지하면 0.05초 이내에 접지력이 큰 바퀴에 힘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차는 4000만원대로 국내 출시된 사륜 구동 세단 중 가장 싸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30㎝ 남짓 미끄러지기 전에 동력 재배분이 이뤄지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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