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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내년 금리 전망 0.5%P 올려…추경호 “고금리 오래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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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제롬 파월 Fed 의장은 20일(현지시간) 더 확실한 인플레이션 통제와 소비지출 호조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5.25~5.5%에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20일(현지시간) 더 확실한 인플레이션 통제와 소비지출 호조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5.25~5.5%에서 유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미국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정부와 시장의 긴장감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Fed가 내년 기준금리 전망 값을 크게 높이면서 고금리 상황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워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고금리 장기화와 국제유가 상승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한층 더 높은 경계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필요시에는 ‘비상계획’에 따라 적기 대응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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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일(현지시간) Fed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같은 날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내년도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을 연 4.6%에서 연 5.1%로 0.5%포인트 올렸다. FOMC 위원들의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연 5.6%임을 고려할 때, 내년 예상 인하 폭은 기존 1%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반 토막 났다. 인하 시점도 기존 내년 상반기에서 내년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4.77 포인트(1.75%) 하락한 2514.97,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9.6원 하락한 1,339.7원에 장을 마감했다. [뉴스1]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4.77 포인트(1.75%) 하락한 2514.97,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9.6원 하락한 1,339.7원에 장을 마감했다. [뉴스1]

이날 FOMC 이후 고금리 상황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Fed 발표 직후 연 4.4%대까지 치솟으면 2007년 10월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쉽게 못 내려올 것이라는 우려가 장기 시장금리에도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예상한 가장 높은 확률의 내년 말 기준금리도 기존 연 4.5~4.7%에서 Fed 발표 직후 연 4.75~5%로 올라갔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면서 나타난 시장금리 상승이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도미노처럼 퍼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 국채 10년물이 국고채 10년물에 미치는 영향은 50%를 상회한다. 한은은 “국내 장기금리의 경우 여전히 미 국채 금리와 동조성이 높은 만큼 이와 연계된 국내 일부 대출금리, 은행채 및 회사채 금리 등은 미 국채 금리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추경호

추경호

실제 Fed 발표 직후 국고채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국고채 3년물은 전일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3.930%를 나타냈다. 국고채 10년물은 0.068%포인트 오른 4.031%를 기록했다. 모두 레고랜드 사태가 있었던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미국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동결’은 마이너스 금리 기조를 유지해 온 일본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본은행은 이번 Fed 발표를 기점으로 통화정책 전환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럴 경우 해외에 투자된 엔화 자금이 일본으로 회귀하면서 글로벌 금융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

추 부총리는 “4분기 고금리 예금의 만기 도래에 따른 과도한 자금확보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일 유동성 점검 체계를 가동하고 은행 유동성 규제를 유연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또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등 30조원 이상 남아 있는 유동성 공급 조치를 활용해 시장 안정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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