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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BTS 이름 대고 수억 뜯어냈다…사인도 위조한 그들 수법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0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in BUSAN). 사진 빅히트뮤직

지난해 10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BTS in BUSAN). 사진 빅히트뮤직

BTS, 임영웅 등의 콘서트 티켓을 판다며 상습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사람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김창모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상습 공연티켓 사기범’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총 84명에게서 3538만원을 편취한 혐의다.

A씨는 중고나라‧트위터 등에서 ‘콘서트 티켓, 뮤직어워드 티켓을 판다’고 글을 올린 뒤 연락해온 사람들에게 “티켓 구매 대금을 선입금하면 티켓을 양도‧배송하겠다”는 취지로 말해 돈을 입금받았다. 하지만 티켓은 제공하지 않았다.

2021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열린 ‘2021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가수 임영웅. 뉴스1

2021년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열린 ‘2021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AA)’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가수 임영웅. 뉴스1

A씨는 임영웅 콘서트 티켓을 빌미로 49명에게서 2588만원, BTS 부산 콘서트 티켓을 빌미로 20명에게서 581만원을 받아냈지만 실제로는 제공할 수 있는 티켓이 아예 없었다. A씨는 임영웅과 BTS 외에도 ‘설운도 데뷔 40주년 콘서트’ ‘나훈아 광주 공연’ ‘베토벤 뮤지컬 티켓’ ‘멜론 뮤직어워드’ ‘더팩트 뮤직어워드’ 등 각종 팬심을 공략한 문구를 내세워 돈을 받아냈다.

김 부장판사는 A씨가 동종 범죄로 누범 기간 중 재차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가 다수인데다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A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BTS 공연 판권, 홍콩공연 빌미로 사기…멤버 사인 위조까지

지난해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 참석한 BTS. AP=연합뉴스

지난해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 참석한 BTS. AP=연합뉴스

BTS를 내세운 사기 행각은 티켓 사기 외에도 천차만별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지난 6월 ‘BTS 공연 판권을 가지고 있다, 2억원을 주면 판권을 넘기겠다’며 1억원을 뜯어낸 B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B씨는 ‘빅히트와 맺은 콘서트 판권 계약서’라며 피해자에게 서류까지 보여줬지만, B씨의 회사는 BTS 공연 판권을 갖고있지 않았다.

B씨는 지난해 11월 BTS 관련 다른 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도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BTS의 홍콩 공연을 섭외해주겠다며 홍콩 회사 두 곳으로부터 약 28억1504만원을 받아내고, 관련 공문과 대금수령 확인증 등을 위조했으며, BTS 포토북과 굿즈를 만드는 계약을 맺은 것처럼 BTS 멤버들의 사인을 위조하기도 했다.

B씨가 ‘배우 김수현의 얼굴이 들어간 마스크팩과 비누 판매 권한을 주겠다’며 없는 권한을 다른 회사에 판 혐의도 더해졌다. B씨의 두 사건 항소심은 서울고등법원에서 병합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경선 판사는 지난 5월 “업무대행료를 주면, 3주 안에 BTS 두바이 공연 계약을 체결해주겠다”며 1억1000만원을 뜯어낸 C씨와 D씨에게 각각 징역 8개월과 6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계약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업무대행료를 즉시 반환하겠다”고 했지만 이것도 거짓말이었다. 항소심을 진행하며 일부 금액을 변제하고 피해자와 합의해, C씨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D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지난 1월엔 BTS 사진을 불법으로 담은 화보집을 제작‧판매한 출판사들이 다른 회사에 불법화보를 약 1만권 판매한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BTS 소속사에서 ‘이 화보집은 불법으로 제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바람에 들통났다. 이 출판사들은 불법 화보집을 구매한 회사에 손해를 끼친 책임이 인정돼 총 약 5억8870만원을 물어주라는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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