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보조금 이견… UR 결렬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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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EC 대립… 최종 절충 관심/농업부문빼면 대부분 마무리/한국대표 개별접촉으로 의견 조정
우루과이 라운드(UR) 최종협상이 개막 3일째인 5일 현재에도 농업보조금 삭감폭을 둘러싼 미국과 EC(유럽공동체)간의 이견차가 커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측은 이와 관련,4일 오후(현지시간) 기자브리핑을 통해 『UR협상이 농업보조금을 둘러싼 교착상태 때문에 와해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미국은 언제라도 회담장에서 철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던켈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사무총장도 이날 전체 각료급 회의에서 『현재 협상결과 합의를 이룬 것은 2∼3개분야뿐으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지 않으면 협상전체가 위기를 맞는다』며 각국이 융통성을 발휘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농업부문을 제외한 다른 14개 부문의 협상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있는데다가 EC일부 국가들이 이제까지와는 달리 농업협상에서 약간의 신축적인 태도변화를 시사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이번 각료회의 마지막날인 7일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타협점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런 협상타결 전망을 비치고 있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농업보조금에 대해 미국은 앞으로 5년간 국내보조금을 현재 수준에서 75% 대폭 삭감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EC는 15% 수준을 고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브뤼셀각료회담은 전체수석대표간 공식·비공식회의와 주요협상 대상국간 각료급회의등 3단계로 진행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협상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것은 「그린룸」(Green Room) 이라고 불리는 각료급 회의.
이 회의는 분야별로 핵심 10∼20개국이 모여 심도있는 토의를 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그린룸회의를 농산물등 8개분야로 구분,분야별로 이미 한 두차례씩의 회의를 열었으나 전체협상이 미­EC간 대립으로 난항,이들 회의도 현재까지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한편 UR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것과는 달리 박필수 상공·조경식 농림수산부장관 등 한국측 협상대표들은 각국과 빈번한 개별접촉을 갖고 우리의 입장 전달과 의견조정에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박장관은 개막전날인 2일 칼라 힐스 미무역대표부 대표 등 미 3부장관과 상견례를 가진데 이어 5일에는 모스배커 미상무장관과 오찬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UR협상뿐 아니라 최근 한미간의 통상현안에 대해서도 깊은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장관은 3일 야이터 미농무·야마모토 일 농림수산부장관과,4일 맥세리 EC농업담당집행위원·헬스트롬 스웨덴 농무장관·휘슬러 오스트리아 농무장관과 각각 면담을 가진데 이어 5일에는 캐나다·호주 농무장관과 개별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조장관은 5일 UR농산물협상과 관련,기자간담회를 갖고 『한국의 농업보조금 감축계획(Offer List)완화여부는 협상진행과정을 지켜보며 이를 검토하겠으나 현재로서는 이를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UR농산물협상에 반대하는 일본·스위스·캐나다 등이 자국농업보호를 위해 GATT 조문 11조2항(생산조절에 의한 수입제한조치)의 발동요인이 쉽도록 조문을 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도 이에 대해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브뤼셀=장성효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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