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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한국 대하는 일본 태도 바꾸려 노력” 막후 역할 강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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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기자회견 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서 기자회견 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막후 역할을 강조하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자신의 외교 성과로 내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 가토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동맹국들을 다시 하나로 모으고, 전 세계를 하나로 묶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다”며 최근 한·일 관계 개선을 그 사례로 들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일본의 관여를 끌어내 일본의 한국에 대한 태도를, 국방예산과 유럽에서의 관여와 관련한 태도를 바꾸도록 노력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은 예전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라며 “이제 그들은 크게 관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럽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결속력 등과 관련해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며 “(미·일·호주·인도 등 4개국 안보 협의체인) 쿼드(Quad)도 가동 중”이라고 외교 성과를 나열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일성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세계 외교 무대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정상화하는 등 자신의 지난 대선 공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 시절 깊어졌던 동맹과의 갈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 내용이란 분석도 나왔다.

시진핑 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회동을 실은 인민일보 1면. [사진 인민망 캡처]

시진핑 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회동을 실은 인민일보 1면. [사진 인민망 캡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언급하던 도중 말을 더듬으며 일본의 화해 대상을 “중국”이라고 말한 뒤 곧바로 “한국”으로 정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80세로 고령인 바이든 대통령이 또다시 말실수를 하면서 지지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를 방문한 자리에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과 관련해 “우리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며 “그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베이징 회담 기간 진전이 있었다고 느끼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진전이 이뤄졌다”고 답했다. 그는 충돌 방지를 위한 소통 라인 유지의 필요성에 양국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방미 등 고위급 대화 채널을 재개하게 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존 케리 기후특사를 포함한 미국 고위 관리들이 몇 달 내로 베이징을 방문할 것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링컨 장관의 만남은 친강 부장이 워싱턴DC를 방문할 때 바이든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도발 중단과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대해 “각 측은 문제의 난점을 직시하고, 각자의 책임을 감당하여 유의미한 대화를 통해 각자의 합리적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해야 한다”며 “우리는 앞으로 계속해서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동하기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시 주석과 블링컨 장관 회담 테이블 가운데 놓였던 연꽃에 주목했다. 매체는 “연꽃(荷花)의 ‘연’(荷)은 중국어로 ‘화’(和)와 ‘합’(合)과 모두 같은 발음”이라며 “중·미 양국이 상생 협력하기를 기대하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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