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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BL, '임금 체불' 데이원 구단 제명...선수들 거취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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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고양 데이원의 정경호 단장(가운데)이 16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고양 데이원의 제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 임시총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고양 데이원의 정경호 단장(가운데)이 16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고양 데이원의 제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린 임시총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프로농구연맹 KBL이 선수단 임금 체불 등 재정난에 시달린 고양 데이원의 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KBL은 16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열고 “고양 데이원스포츠를 회원사에서 제명했다”고 발표했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고양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은 그동안 KBL 가입비 지연 납부, 선수단 임금 체불, 오리온 인수 대금 미납 등 재정적 문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전날인 15일까지 4개월째 미지급된 선수단 연봉 등 재정 문제를 해결하라는 최후통첩을 지키지 못했다. KBL은 데이원이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결국 제명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구단이 제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BL 정관 제12조에는 구단을 운영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사회 심의를 거쳐 총회에서 75% 이상 찬성으로 문제의 팀을 제명할 수 있다.

KBL은 “부산시가 남자 프로농구단 유치 의사를 강하게 밝힌 점을 고려해 우선 부산시와 새로운 인수 기업 물색을 포함한 후속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끝내 적절한 방안을 찾지 못하면 잠정적으로 다음달 21일 데이원 소속 선수 18명을 대상으로 한 특별 드래프트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특별 드래프트가 시행되면 출범 이후 이어온 10구단 체제는 2023~24시즌부터 9개 구단 체제로 바뀐다. 특별드래프트는 동일한 확률로 구단별 2명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방침이며, 2023~24시즌에 한해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 등록정원 등에서 예외 적용된다. 일부 제기된 문제점은 추후 보완키로 했다.

김희옥 KBL 총재가 16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고양 데이원의 제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희옥 KBL 총재가 16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고양 데이원의 제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임시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희옥 KBL 총재는 “데이원이 연봉 체불 등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거짓과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리그 신뢰와 안정성을 크게 훼손했다”면서 “모든 선수가 안정되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도록 새 후원사나 인수 기업 선정, 특별 드래프트 시행 등 가능한 조치를 상황에 맞게 성실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BL은 데이원 소속 선수들 연봉을 6월 1일 이후 분부터 우선 지급하고 추후 적절한 방법으로 이를 환수할 계획이다. 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들 상황을 감안해 긴급 생활자금도 대여하기로 했다. KBL은 데이원스포츠 경영총괄 박노하 대표, 구단주이자 스포츠 총괄 허재 대표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행정적, 법률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고양 데이원 김강선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농구단 임금 체불 관련 기자회견에 나섰다. 뉴스1

고양 데이원 김강선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농구단 임금 체불 관련 기자회견에 나섰다. 뉴스1

데이원 박노하 재무총괄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11월경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부도가 났고, 데이원스포츠의 100% 지분을 소유한 김용빈 회장이 농구단 운영에 손을 떼며 자금난이 시작됐다. 2월분 선수단 급여부터 체불되기 시작했다. KBL 회원 유지를 위해 3월말에 2차 가입비 10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자금 투입으로 이후 선수단 임금 체불은 계속 쌓여만 갔다”고 밝혔다.

이어 “농구가 좋아서 저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고 데이원 구단주을 맡아준 허재 대표에게 정말 죄송할 따름이다. 자금난으로 연봉도 거의 지급해 드리지 못했고, 본인 급여 줄 돈 있으면 선수관련 비용에 쓰라고 하면서 한 시즌을 무급 봉사했다. 농구단의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때 마다 구단주라는 직책 때문에 재무담당 대표인 제가 받아야 할 비난을 허재 대표가 대신 받았다”며 “KBL과 모든 구단 관계자, 프로농구 팬, 선수단에 재차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전 비록 대표직에서 사퇴하지만, 임금 체불에 대해 시일이 좀 걸리더라도 지급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을 약속 드린다. KBL 이사회에서 우리 선수단을 인수할 기업체를 물색해 농구단 인수가 꼭 성사돼, 선수단이 새롭게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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