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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돈봉투 의원 체포안, 여론 안 좋아도 부결 가능성 반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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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 유성)은 "돈 봉투 혐의 의원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거나 부결될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여론이 워낙 안 좋지만 이재명 대표가 버티고 있는 한 의원들은 선뜻 가결에 표를 던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31일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인터뷰에서 #"이재명 탓에 체포동의안 가결 쉽지 않아" #"김남국 제명도 흐지부지 끝 복당할 것" #"친명, 남국 비판 청년정치인 집단린치" #"친명들 날 보면 냉랭..개딸들 공격 격화" #"이재명 사퇴만이 답, 끝까지 흔들겠다" #유튜브 '강찬호 투머치토커' 상세보도

 5선 중진이자 비명계인 이 의원은 31일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김남국 의원을 비판한 양소영 당 대학생 위원장에 대해 친명계가 맞불 기자회견을 주선하며 축출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당장 직을 사퇴해야 할 사람은 이재명 대표"라고 말했다. 그는 "개딸들이 '당신을 낭떠러지에서 떨어뜨려 갈아 마시고 싶다' 는 등 섬뜩한 메시지로 공격하는 등 위기의식에 거칠어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일문일답.

 -위철환 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이 김남국 의원 제명 가능성을 거론했는데
 "김남국 코인 게이트는 민주당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다 돈 봉투 사건이 겹친 가운데 김남국 사건까지 터졌으니 큰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 몰렸다. 그런데도 당내는 평온하다. 이재명 대표가 김남국 사건에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도대체 어떤 생각인지 의아하기 그지없다. 특히 당내 청년 정치인들이 김남국을 비판하고 지도부에 맹성을 촉구했지 않나. 그런데  개딸과 친명 의원들은 그 청년 정치인들을 오히려 비난하며 린치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김남국 '코인 논란'을 비판하며 당의 혁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타깃이다."

 -타깃이라면
 "31일 민주당 대학생·청년 당원 512명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소영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지 않나.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 친명계 모 의원이 이 회견을 열어줬다고 한다. 소통관에서 회견하려면 현역 의원의 주선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해준 것이다. 친명계가 김남국을 비판한 양 위원장을 사퇴시키려고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우리 당은 김남국 사건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없다."

 -양 위원장 축출 움직임 배후에 이재명 대표가 있을까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는 모른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이 있으면 말렸어야했지 않나. 말로만 개딸들에게 '자제'를 외치면 되겠나?  대표가 이렇게 강성 팬덤 지지자들에 업혀 가면 당장은 위력을 발휘할지 모르나 결국은 해가 될 것이다."

-김남국 제명이 실현될 가능성은 있을까?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더 높다. 궁지에 몰리니까 일단 탈당시키고 징계하는 시늉만 했다가 여론이 잠잠해지면 복당시킬 것이다. '꼼수 탈당' 민형배 의원도 그렇게 했지 않나. 그는 복당 뒤 당의 영웅으로 자처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도 예외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민형배 의원은 대의원제 폐지와 당무 감사 공개 등 4대 개혁안을 외치고 있다.
 "말할 자격 있는 사람이 그런 말을 했으면 좋겠다. '꼼수 탈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헌법재판소 결정문에도 문제가 있다고 적시될 정도로 부끄러운 행태를 보인 장본인들이 무슨 개혁 운운하나. 검수 완박도 밀어붙였다가 오히려 검찰 되치기에 당하는 격이 되지 않았나"

 -대의원제 폐지 논란은 어떻게 보나
 "친명계는 '대의원제 때문에 돈 봉투 사건이 일어났다'는데 왜 돈 봉투 원인을 대의원제에서 찾나? 시험 못 본 학생이 시험 없애자는 얘기나 똑같은 것 아닌가? 기가 막히다. 이런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니  당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지는 거다."

-당무 감사 공개 주장은 어떻게 보나
 "우선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부터 제대로 감사했으면 좋겠다. 감사 기준이야 같겠지만 그걸 재는 줄자가 왔다 갔다 하면 감사가 제대로 되겠나? 말 안 해도 다 아는 얘기다. 감사 공개는 비명계 의원들한테는 상당한 압박으로 느껴진다. 왜 뜬금없이 당무 감사 공개니 대의원제 폐지 얘기가  나오나? 당이 나아가는 방향이 민심과 너무 동떨어진다."

 - 돈 봉투 받았다는 의원들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 보고됐다. 가결 가능성은?
 "의원들이 두 가지를 고민하는 것 같다. 부결하면 '방탄 정당'으로 고착될까 걱정하고, 가결하자니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은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된다는 거다. 돈봉투 혐의 의원들은 가결 시켜놓고 이 대표는 부결시킨다는 것도 말이 안 되잖나. 이런 고민 탓에 가결될지 부결될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50대 50이다."

-돈 봉투 사건에 국민 여론이 워낙 안 좋은데도 부결 가능성이 50%나 된다니 놀랍다.
 "이재명 대표가 버티고 있으니 이런 문제가 계속되는 거다. 본인이 수사받고, 재판받고 있으니 다른 의원들의 사법리스크를  엄정하게 처리할 수 없는 거다. 원래는 당 대표가 검찰보다 더 철저히 조사해 응분의 제재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 대표는 가만히 앉아 개딸들 놀이판에서만 희희낙락하는 인상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을 의원들 자율에 맡기겠다는데.

"돈 봉투 사건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시각을 외면하는 건지 모르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인다. 의원들 모아서 치열하게 토론해 당의 입장을 정해야 한다. 그냥 자유 의사에 맡긴다는 것처럼 회피적인 자세가 어디 있나? 책임을 안 지겠다는 거 아닌가?"

-혁신위원회 구성도 논란이다. 지도부는 "지도부의 고유 권한은 혁신위에 줄 수 없다"는데.
 "그 배경에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가 끝까지 당권을 움켜쥐겠다는 집착이 있다. 혁신에는 안중이 없는 거다. 이재명 대표가 대표로 있는 한 혁신위 구성부터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혁신의 대상인 이재명 대표한테 혁신의 칼날을 쥐여주는 것밖에 안 된다. 진정한 혁신은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이재명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나?
 "과거 민주당 대표나 지도부를 지낸 선배들은 수사나 재판을 받으면 물러나는 게 금도였다. 그러나 친명계는 '이재명 대표 외에는 대안이 없다. 그만둘 경우 당이 무너지지 않느냐. 그 혼란을 어떻게 할 거냐'고 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 아닌가. 유신 정권 때 '박정희 대통령 물러나면 국가 안보가 무너지고 북한의 침략을 받아 나라가 적화된다'고  선전했지 않나. 당시 유신과 싸우며 민주화 운동 했다는 분들이 주류인 이 당에서 유신 시대 때 단골 메뉴인 대안부재론이 거론되니 충격을 받았다. 특정인만 의존해 꾸려가는 정당이 있다면  1인 독재 정당이지 공당인가? 난  친명 의원들이 대안부재론을 얘기하고 다니는 건 협박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친명계 분위기는?
 "굉장히 초조한 것 같다. 그러니까 방송에 친명계들이 집중 출연해 민심과 동떨어진 언동을 하고 있다. 상당히 마음이 조급해 보이고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 같다."

- 이재명 대표에 대해 '질서 있는 퇴진' 요구도 나오는 양상인데  이런 얘기도 나오고
 "그냥 퇴진하면 되지 무슨 사족인가. 사표 내면 즉각 수리하고 당을 개혁하면 된다. 총선이 열달 앞이다. 왜 이렇게 너저분하게 구는지 모르겠다."

-수많은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폭락하지 않으니 이대로 가도 내년 총선에서 평타는 칠 것이라고 의원들이 생각하는 것 아닌가
  "절대 그렇게 안 된다.  내가 유권자라면 이런 당에 표 주겠나? 민심이 무섭다는 걸 다 안다. 나는 민심이 내년 총선에서 특정 정치인 물갈이 수준이 아니라 기득권 거대 양당을 물갈이하길 바란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이렇게 죽 쑤는 데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에서 1, 2당으로 남는다면 그 고통은 국민이 감내해야 한다."

-무당파를 규합해 제3 정치 세력화를 추진한다는 얘기인가?
 "우선 당내에서 쇄신을 위해 투쟁할 것이다. 난 당에서 가장 먼저, 또 현재까지 유일하게 '당 쇄신의 첫걸음은 이재명 대표의 사퇴'라고 한 의원이다. 앞으로 이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며 그 체제를 계속 흔들어 놓겠다. 나도 질긴 사람이다. 당에 먹구름과 부담을 지우는 대표가 있으면 당은 망한다. 모처럼 개혁에 나섰다가 집단 린치를 당한 청년 정치인들과 연대해 세력을 확산시키겠다."

-이재명 대표나 친명계 의원들과 국회에서 마주치면 얘기를 나누나?

 "이젠 냉랭하다. 포기했는지는 모르지만, 요즘은 날 회유하는 시도가 없다."

-개딸들의 공격은 더 심해졌나?
 "숫자는 줄어들었는데 욕설의 강도는 더 심해졌다. 내가 다리가 불편해 휠체고 타고 다니는데 '휠체어 바퀴를 빼고 낭떠러지로 밀어 갈아 마시겠다'는 등 인용하기도 힘든 잔인한 협박을 한다."

-지역 유권자들의 반응은
"나보고 당내에서는 비주류라고 하는데 민심의 바다에서는 내가 주인이다.  길거리 다녀보면 안다. 만나는 시민마다 '잘한다. 용기 내라. 꿋꿋하게 버텨 이재명 물러나게 해라'고 격려한다. 한 분은 '내가 40년 민주당 당원인데 엉뚱한 사람들이 당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분개하시더라."
 (이 기사는 31일 오후 5시 중앙일보 유튜브'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상세보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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