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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킨잘 얻어맞자 우크라 패트리엇 타격…첨단무기 파괴 난타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앞두고 러시아의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kh-47)’ 요격에 주력하자, 러시아는 미국이 지원한 지대공 방공 체계 ‘패트리엇’을 타격하는 등 대당 수백 수천억원에 달하는 첨단무기 파괴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양측이 대공세에 앞서 기선제압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美 “러 공습에 우크라 패트리엇 손상”

폴란드 군인이 지난 2월 폴란드 바르샤바 공항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군사 훈련 중 순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폴란드 군인이 지난 2월 폴란드 바르샤바 공항에서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한 군사 훈련 중 순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관리 두 명은 이날 오전 러시아의 집중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가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파괴되지는 않았고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원한 한 미국 관리는 “우리 정부와 우크라이나 관계자가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를 수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수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서 이 무기를 철수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가 손상됐다는 보고를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는 종종 전투에서 손상되거나 마모된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공습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의 고정밀 타격으로 키이우에 배치된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는 ‘미사일 잡는 미사일’로 적군이 발사한 비행물체(순항 미사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 항공기)가 목표물에 닿기 전에 격추하는 방공 체계다. 현재 무기 시장에서 미국의 가장 경쟁력 있는 방공 시스템 중 하나로 꼽힌다.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는 최대 8개의 발사대를 비롯한 발전 장비 등으로 구성되며, 발사대마다 미사일 요격체가 4개씩 들어있다. 비용은 최대 11억 달러(약 1조5000억원)로 추정된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중순 미국과 독일로부터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를 각각 1개씩 받아 최소 2개를 보유하고 있다.

러 “英 제공 ‘스톰 섀도’ 미사일 요격”

영국과 프랑스가 함께 개발한 장거리 공대지 또는 함대지 미사일인 스톰 섀도. 사진 유럽 미사일 제조업체 MBDA 홈페이지 캡처

영국과 프랑스가 함께 개발한 장거리 공대지 또는 함대지 미사일인 스톰 섀도. 사진 유럽 미사일 제조업체 MBDA 홈페이지 캡처

러시아 국방부는 또 이날 영국이 이달 초에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고 밝힌 장거리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 7기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스텔스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는 전투기에서 발사되며, 사정거리가 250㎞를 초과하는 장거리 미사일이다. 적의 레이더 탐지를 피해 낮은 고도까지 떨어진 뒤 표적을 찾아가는 시스템이다. 비용은 한 기당 254만 파운드(약 43억원)로 알려졌다.

우크라, 푸틴이 자랑한 킨잘 파괴   

우크라이나도 이날 러시아 공습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6기를 포함해 미사일 18기를 요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자는 이날 공습에 대해 “최단 시간에 최다 분량의 미사일을 퍼붓는 최고 강도 수준”이었지만 “미사일과 드론 등을 모두 파괴해 믿을 수 없는 승리를 거뒀다”고 전했다.

다만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킨잘 파괴 등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장이 지난 12일 키이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러시아 초음속 미사일 킨잘의 잔해를 취재진에게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비탈리 클리치코 우크라이나 키이우 시장이 지난 12일 키이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러시아 초음속 미사일 킨잘의 잔해를 취재진에게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는 이달 초부터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체계로 킨잘을 요격한 것에 대해 적극 알리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미콜라 올레슈추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이 킨잘을 격추했다고 주장했고, 지난 12일에는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이 우크라이나군이 격추한 킨잘의 잔해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킨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개발을 직접 발표하며 “천하무적”이라고 표현했던 차세대 공대지 미사일이다. 최대 사거리가 2000㎞에 이르고, 최고속도 마하 10(시속 1만2000㎞)에 달하며,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극초음속 비행과 회피 기동으로 요격이 어렵다. 한 기당 가격은 5000만~1억 달러(약 670억~1340억원)다. 러시아는 지난해 3월 개전 초기부터 수시로 킨잘을 쏘고 있다.

한편 유럽 민주주의·인권 감시기구인 유럽평의회(CoE)의 40여 개국 정상들은 16일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 모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초래한 피해 등록부를 만드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CoE 정상회의 중 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제공하기 위한 국제 연합을 만들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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