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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전략핵잠 한반도 전개가 적법?…미사여구 분칠한 궤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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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에 입항한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메인함'. 미 태평양함대 트위터. 연합뉴스

괌에 입항한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메인함'. 미 태평양함대 트위터. 연합뉴스

북한은 1일 한미 '워싱턴 선언'에 담긴 미국 전략 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대해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주장했다. 또 '워싱턴 선언'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비판을 조명하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제안보문제평론가 최주현 명의로 발표한 논평에서 미국이 우리 당국자를 내세워 "미 전략핵잠수함의 조선반도 전개가 '조선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에 위반되지 않으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해괴한 넋두리를 늘어놓았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핵대결 망동을 '적법성'이라는 미사여구로 분칠"한 것은 "앞으로 보다 방대한 전략자산들을 뻐젓이 끌어들일 수 있는 '합법적 명분'을 마련하려는 목적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또 "남조선 전역을 극동 최대의 핵 전초기지로 전락시키고 세계 제패 전략 실현에 효과적으로 써먹으려는 것이 미국이 추구하고 있는 패권적 흉심"이라고도 주장했다.

통신은 "미국의 핵 전략자산 전개 놀음이 조선반도 긴장 격화의 주되는 악성인자"라며 "미국의 각종 핵전략자산 전개 책동으로 지금 이 시각도 핵전쟁 발발 시계의 초침은 일촉즉발의 림계점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반도 정세 긴장의 원인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아닌 이에 대응해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 전략자산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한미 정상이 지난달 27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는 '향후 예정된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SSBN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임을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SSBN의 한국 기항이 한반도비핵화선언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법적 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홈페이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홈페이지

북한은 또 '워싱턴 선언'에 대해 국제사회가 부정적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고조되는 비난과 조소, 심각한 우려를 몰아온 괴뢰역도의 구걸행각'이란 연재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방미와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 세계의 평화·안전에 엄중한 위험이 조성되고 역도의 추악한 사대굴종적 본색이 낱낱이 드러난 것은 세계적인 규탄과 조소거리"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국제사회가 한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워싱턴 선언'과 공동성명이 초래할 부정적인 후과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며 중국·러시아의 입장을 강조했다. 신문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미국의 행위는 진영들 사이 대결을 부추기고 다른 나라의 전략적 이익을 해치며 조선반도의 긴장한 정세를 악화시켜 지역 평화·안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언급했고,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합의가 "명백히 불안정을 조성하는 성격을 띠고 있으며 지역 안전과 전 지구적 안정에 심각한 부정적 후과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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