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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차돌배기’일까, ‘차돌박이’일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다음 중 바른 표기를 고르시오.

㉠ 차돌배기 ㉡ 오이소배기 ㉢ 나이배기

고깃집에서 인기 있는 메뉴 가운데 하나가 차돌박이다. 쇠고기로 좀 비싸지만 맛도 좋고 삼겹살보다 빨리 익는다는 장점이 있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배가 몹시 고플 때는 차돌박이가 제격이다.

그런데 고깃집 메뉴판에는 ‘차돌배기’라 적혀 있는 곳이 적지 않다. 그렇다 보니 ‘차돌배기’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왜 ‘-배기’가 아니라 ‘-박이’가 붙는 것일까?

‘-박이’와 ‘-배기’를 구분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점박이’ ‘금니박이’ ‘네눈박이’처럼 ‘-박이’는 무엇이 박혀 있는 사람·짐승·물건을 뜻한다. ‘차돌박이’ 역시 차돌 같은 게 박혀 있다는 의미에서 ‘-박이’가 붙는다. ‘오이소박이’도 마찬가지다. 오이에 파·마늘·고춧가루 등을 섞은 소를 넣어 담근 김치를 뜻하므로 ‘-박이’가 붙는 것이다. 따라서 ㉠‘차돌배기’ ㉡‘오이소배기’는 각각 ‘차돌박이’ ‘오이소박이’가 맞는 말이다.

‘-박이’는 ‘장승박이’ ‘붙박이’처럼 한 곳에 일정하게 고정돼 있다는 의미를 더하기도 한다.

‘-배기’는 ‘두 살배기’와 같이 그 나이를 먹은 아이를 뜻하는 접미사로 쓰인다. ‘나이배기’ ‘알배기’처럼 그것이 들어 있거나 차 있다는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대짜배기’ ‘진짜배기’처럼 그런 물건을 가리키기도 한다. 따라서 ‘㉢나이배기’가 바른 표기로 정답이다.

무엇이 박혀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면 ‘-박이’, 아니면 ‘-배기’라고 단순화해 생각해도 큰 문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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