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포기 모르는 '황소' 황희찬, 부상 딛고 복귀...브렌트퍼드전 골사냥 도전

중앙일보

입력

쓰러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황희찬. AFP=연합뉴스

쓰러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황희찬. AFP=연합뉴스

'황소' 황희찬(27·울버햄프턴)이 또 다시 부상을 털고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울버햄프턴은 8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0라운드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리그 3경기 무승(1무2패) 부진을 털어낸 울버햄프턴(승점 31)은 리그 12위로 올라섰다.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경질하고 프랭크 램퍼드 임시 감독을 선임한 첼시는 이번에도 반등에 실패했다. 4경기 무승(2무2패)에 빠진 첼시(승점 39)는 11위에 머물렀다.

황희찬은 이날 후반 18분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를 대신해 교체 투입돼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1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경기 이후 약 한 달 만의 리그 복귀전이었다.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2∼3월 열린 리그 5경기에 결장한 황희찬은 지난달 1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복귀해 올 시즌 리그 첫 골까지 넣었다. 하지만 득점 직후 종아리 근육을 통증으로 경기 도중 교체됐다. 이후 28, 29라운드를 결장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신임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3월 국가대항전(A매치) 기간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일부에선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황희찬을 '유리몸(축구에서 자주 다치는 선수를 깎아내리는 표현)'이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올 시즌 황희찬의 행보를 살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부상 위험을 안고도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강행군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부상이 찾아와도 꿋꿋하게 재활해 복귀했다. 오히려 그는 '철인'이라고 불릴 만하다.

황희찬은 올 시즌 초반 소속팀에서 주로 후반 막판 교체 선수로 뛰었다.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아 득점 찬스도 줄었다. 그러다 작년 10월 브루누 라즈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고, 11월에 훌런 로페테기 감독이 부임하면서 입지에 변화가 생겼다. 로페테기 감독이 부임 후 치른 리그 6경기에서 모두 선발 명단에 포함하는 등 주축 선수로 기용했다. 그러자 황희찬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 돌파도 살아났다. 그때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휴식하지 못했다. 같은 달 2022 카타르월드컵 때문이었다. 대표팀에 부름을 받은 그는 본격 치료를 월드컵 이후로 잠시 미뤘다. 대신 카타르 현지 대표팀에 합류해서도 치료와 재활을 병행했다. 몸 상태를 고려해 딱 한 번의 출전 기회를 노렸다. 조별리그 1, 2차전을 연달아 결장한 황희찬은 한국의 16강 진출이 걸린 마지막 포르투갈전에 나섰다.

그리고 역사를 썼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20분 교체 투입돼 추가시간 손흥민(토트넘)의 도움을 받아 극적인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황희찬이 넣은 결승 골 덕에 한국은 포르투갈에 이은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황희찬은 "포르투갈전을 앞두고는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됐지만 (출전하기에는) 리스크가 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 몸이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위험을 감수하고 그라운드에 나선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그에게 부상은 절망이 아닌 레이스 중 넘어야 할 허들에 불과했던 것이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 황희찬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EPL 종료까진 8경기가 남았기 때문이다. 그는 오는 15일 브렌트퍼드를 상대로 리그 2호 골에 도전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