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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시진핑 대신 리창 총리 방일 추진…한·중·일 정상회담도 합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일 열린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상과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을 계기로 중·일 정상 간의 상호 방문도 재개될 전망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2019년 이후 열리지 않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다시 개최하는 데 대해서도 중·일 두 나라가 의견을 모았다. 올해는 한국이 3국 정상회의 순회 의장국으로 이르면 연내 회의 개최를 목표하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왼쪽)이 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상(왼쪽)이 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상으로는 3년 3개월 만에 중국을 방문한 하야시 외상은 친 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이라는 양국 관계의 큰 방향성을 확인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는 현안이 산적해 있어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정상 간 소통이 중요하며 이번 외상 회담을 계기로 대화를 가속해 양국 정상의 상호 왕래를 재개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계획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방문이 쉽사리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대신 하야시 외상이 2일 접견한 중국 공산당 서열 2위 리창 총리의 방일을 선택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리 총리가 일본을 방문한 후 기시다 총리가 중국을 찾는 식으로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1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하지만 다자 간 회의 참석을 제외한 양국 정상의 상호 방문은 2018년 10월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중국 방문 이후 멈춰선 상태다. 2019년 6월 시 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오사카를 방문했을 때 아베 전 총리는 시 주석에게 "내년 벚꽃이 필 무렵 국빈으로 일본을 찾아달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시 주석의 방일은 계속 연기됐다.

"시 주석 대신 리 총리 방일 추진" 

그 사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양국 사이는 더욱 벌어졌고 일본 내에선 시 주석의 방일에 반대하는 의견도 커졌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국과 밀착하는 기시다 총리의 외교에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지난달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과 같은 시기에 기시다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자 중국 정부 내에선 "중국 외교에 대한 도전이 아닌가"라는 불만도 나왔다.

지난해 11월 17일 태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17일 태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중·일 외상은 이번 만남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조정에도 합의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3일 이 같은 합의를 전하면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2008년 12월 첫 개최를 시작으로 총 8차례 열렸으나 2019년 12월 중국 청두 회의를 마지막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과 코로나19 영향 속에 멈춰선 상태다. 일본으로서는 한·일 관계 개선을 계기로 중국과의 대화도 촉진하겠단 전략이고, 한·일 밀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중국도 3국 간 만남을 반기고 있다.

"중국 해경선 센카쿠 영해서 80시간 체류"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번 중·일 외상 회담은 일본이 적극적으로 나서 성사됐다. 일본 정부는 중국에서 스파이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일본 아스텔라스 제약 직원 석방 요구 등을 위해 회담을 서둘러야 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비롯한 양국 간 현안에서 양측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하야시 외상의 일본인 석방 요구에 친 부장은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답하는 데 그쳤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중국 배의 일본 영해 침입에 대해 하야시 외상은 심각한 우려를 전했으나 외상 회담 중에도 영해 침입은 계속됐다.

3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선박 4척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10분쯤 센카쿠 열도 영해에 들어와 그중 3척이 2일 오후 7시 45분쯤까지 80시간 36분 동안 체류했다. 이는 일본이 2012년 센카쿠 열도를 국유화한 후 중국 배가 이 지역에 머문 최장 기록이다.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중국 친 부장이 "해양 방출은 인류 건강,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며 "일본은 책임을 갖고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하야시 외상은 오염수의 해양 방류는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중국의 반대 움직임에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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