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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아이돌, 그들의 절박한 ‘피크타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JTBC ‘피크타임’은 데뷔했으나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금 3억원, 글로벌 쇼케이스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출연 그룹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1시, 2시 등 시간으로 불리며 탈락 후 팀명이 공개된다. [사진 JTBC]

JTBC ‘피크타임’은 데뷔했으나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금 3억원, 글로벌 쇼케이스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출연 그룹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1시, 2시 등 시간으로 불리며 탈락 후 팀명이 공개된다. [사진 JTBC]

K팝 아이돌이 빌보드 차트를 밥 먹듯 오르내리고, 100만장 이상 앨범 판매고를 올리는 게 더는 뉴스도 아닌 시대다. 하지만 기대를 품고 탄생하는 그룹 가운데 우리가 ‘아이돌’ 하면 흔히 떠올리는 화려한 무대, 객석을 꽉 채운 팬들의 함성소리 등의 환희를 맛보는 이들은 극소수다. 매년 쏟아지는 30여팀의 보이그룹 중 2~3팀만이 살아남는 현실. 스스로를 ‘망돌’, 즉 ‘망한 아이돌’이라 자조하는 이들이 예능에 등장하게 된 것도 그래서다.

JTBC ‘피크타임’은 데뷔했으나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금 3억원, 글로벌 쇼케이스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출연 그룹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1시, 2시 등 시간으로 불리며 탈락 후 팀명이 공개된다. [사진 JTBC]

JTBC ‘피크타임’은 데뷔했으나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금 3억원, 글로벌 쇼케이스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출연 그룹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1시, 2시 등 시간으로 불리며 탈락 후 팀명이 공개된다. [사진 JTBC]

지난달 15일 첫 방송을 한 JTBC ‘피크타임’은 이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피크(peak), 그러니까 절정의 순간에 아직 도달한 적 없는 남자 아이돌 그룹 20여팀이 3억원의 상금과 글로벌 쇼케이스, 앨범 발매 기회가 주어지는 최종 우승팀이 되기 위해 대결을 펼친다.

출연 그룹들은 갓 데뷔한 신인부터 이미 해체했으나 다시 뭉친 팀까지, 연차도 연령대도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무명에 가깝다. 30호(이승윤), 63호(이무진) 등의 스타를 배출한 ‘싱어게인’ 시리즈 제작진이 다시 뭉쳐 이번엔 기존 팀 이름 대신 1시, 2시, 3시 등 시간으로 이들을 호명한다. ‘싱어게인’의 남자 아이돌 버전인 셈이다.

JTBC ‘피크타임’은 데뷔했으나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금 3억원, 글로벌 쇼케이스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출연 그룹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1시, 2시 등 시간으로 불리며 탈락 후 팀명이 공개된다. [사진 JTBC]

JTBC ‘피크타임’은 데뷔했으나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금 3억원, 글로벌 쇼케이스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출연 그룹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1시, 2시 등 시간으로 불리며 탈락 후 팀명이 공개된다. [사진 JTBC]

‘피크타임’은 1~2회 연속 방송 직후 공식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화제 몰이 중이다. 글로벌 투표 시작과 함께 팬들이 한 번에 몰리면서 홈페이지가 마비된 것이다. 시청률은 아직 0~1%대에 머물고 있지만, 2월 3주차 비드라마 화제성 순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집계)에서 1위로 처음 등장한 데 이어 4주차에도 2위를 차지했다.

커버가 어렵기로 유명한 동방신기의 히트곡 ‘주문’을 흠잡을 데 없이 재현한 3인조 팀 23시, 멤버 모두 각자 알바를 뛰면서 활동하고 있다는 5인조 팀 11시의 공연이 호평을 받으면서 이들 무대를 담은 유튜브 영상은 각각 96만회, 67만회(7일 기준) 조회 수를 기록했다.

JTBC ‘피크타임’은 데뷔했으나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금 3억원, 글로벌 쇼케이스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출연 그룹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1시, 2시 등 시간으로 불리며 탈락 후 팀명이 공개된다. [사진 JTBC]

JTBC ‘피크타임’은 데뷔했으나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금 3억원, 글로벌 쇼케이스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출연 그룹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1시, 2시 등 시간으로 불리며 탈락 후 팀명이 공개된다. [사진 JTBC]

‘피크타임’의 흡입력은 투표를 동반한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내 픽을 내 손으로 키운다’는 효능감에서 비롯된다. 묻혀있던 보석 같은 아이돌을 내 한 표를 통해 빛을 보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프로그램에 대한 몰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실력 좋은 팀이 왜 아직 못 떴는지 의문이다” “이 팀 때문에 투표 시작했다” 등의 SNS 댓글들이 그런 심리를 반영한다.

JTBC ‘피크타임’은 데뷔했으나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금 3억원, 글로벌 쇼케이스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출연 그룹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1시, 2시 등 시간으로 불리며 탈락 후 팀명이 공개된다. [사진 JTBC]

JTBC ‘피크타임’은 데뷔했으나 충분히 빛을 보지 못한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상금 3억원, 글로벌 쇼케이스 기회 등을 얻기 위해 대결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출연 그룹들은 프로그램 내에서 1시, 2시 등 시간으로 불리며 탈락 후 팀명이 공개된다. [사진 JTBC]

이 프로그램이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지점은 서바이벌 예능 특유의 ‘악마의 편집’ 없이 각 팀이 지닌 실력과 사연만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점이다. 극적 재미를 위해 참가자들끼리의 갈등을 극대화하거나 특정 출연자에게 서사를 몰아주고 나머지는 통편집하는 식의 자극을 최대한 배제했다. 밋밋하다 느껴질 정도로 모든 팀의 무대를 찬찬히 보여준다. 여기에 일명 ‘알바돌’이라는 별명을 얻은 팀 11시처럼 아이돌이란 꿈을 지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해온 청춘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담담하게 얹히면서, 경쟁 사회를 사는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윤하 대중음악 평론가는 “‘피크타임’은 소속사와의 계약 분쟁 등 사회의 어른들이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꿈을 저당 잡힌 청년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한국 사회의 축소판처럼 보인다”며 “현실적 문제로 꿈을 이루지 못한 이들에게 기회를 줬던 서바이벌 ‘슈퍼스타K’ ‘싱어게인’ 등과 맥이 닿아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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