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심의로 비디오폐해 막자"|한양대 정용탁 교수「건전 비디오…」세미나서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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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바른 비디오 문화정착을 위한 전반적이고도 확실한 규제가 시급하다.
수년 새 비디오시장은 영화시장에 버금갈 만큼 급성장, TV·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독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출시된 비디오는 모두 2천4백23편으로 같은 기간 제작·수입된 영화 3백74편의 7배 가까이 된다.
이 비디오중 상당수가 유해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강력한 제재가 가해지지 않아 퇴폐·폭력의 안방침투가 계속되는 실정이다.
서울YMCA는 20일 악성비디오를 추방키위해 지난해 9월 결성한 「건전 비디오 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의 활동을 점검하는 세미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현 비디오의 유통구조와 프로그램중심 성향의 문제점」을 발표한 정용탁 교수 한양대 영화학과)는 제작·심의·유통 등 비디오산업 전반에 관한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정교수는 특히 비디오문화 정립을 위해 가장 유효한 힘을 갖는 심의제도에 변화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우선 영화 심의등급과 비디오의 심의등급을 확실하게 이원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비디오는 성인과 청소년을 격리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심의등급을 상향조정해 폭력과 외설의 청소년 침투를 차단해야하며 미국영화 R등급(17세 이하 성인동반입장가능)은 무조건 미성년자 관람불가로 분류해야한다는 것.
정교수는 또 외설장면의경우 성인용이라 하더라도 대폭 삭제할 것을 주장했다. 영화와 달리 비디오는 슬로 모션이나 스톰 모션이 가능해 비디오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이 반복시청을 통해 나쁜 자극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증가일로인 청소년의 성범죄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외국 비디오의 수입심의도 더 강화해 연간 3천 편이나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비디오 중 한국의 관습이나 도덕관·가치관과는 너무나 다른 백해무익한 저질상업 물은 처음부터 수입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륜의 심의방식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정교수는 주장했다.
수입비디오를 정밀하게 검토하려면 외국어에 능통한사람이 정상적인 영사속도로 심의해야 하나 현재의 심의 인력으로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상대라 영상위주로 심의를 한다는 지적이다.
현실적으로 편 당 1시간40∼50분 짜리 수입비디오를 하루4편 이상 심의하기는 공 물리적으로 안되기 때문에 륜이 1년에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은 1천2백 편 정도가 한계이나 현재 공륜은 3천편 가까운 수입심의와 2천여편의 본 심의를 하고 있다.
정교수는 또 공륜의 비디오심의의원들이 대부분 직장을 가진 바쁜 인사들이기 때문에 자칫 졸속위주의 심의로 흐를 맹점을 안고있다고 주장하고 수백 명으로 구성된 사회단체 등의 모니터요원으로서 소정의 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들로 대체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아울러 수입배급업자가 경비를 부담하는 심의전문 독립법인체가 문화부감독 하에 운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교수는 YMCA가 조사한 비디오 대여 실태를 보면 외국영화는 폭력물이 75%, 한국영화는 외설물이 40%가까이 나 되는 실정을 보더라도 이들 비디오의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심의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VTR보급은 4백만대로 추정돼 2가구에 1대 골인 유럽과 보급률이 비슷하다. <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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