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언니 가져갈게"…CCTV에 들킨 농협마트 직원들 배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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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일하던 직원 10여명이 수시로 마트 물품을 몰래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바코드 안 찍고…옷으로 감추고 ‘슬쩍’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 이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뉴스1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 이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뉴스1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A농협 하나로마트 소속 전 계산원 B씨 등 11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B씨 등 8명은 하나로마트 소속 계산원(2명)ㆍ판매종사원(6명)이었고, 나머지는 외부업체 판촉사원(3명)이었다.

경찰과 A농협에 따르면 이들 11명은 지난해 8월 25일부터 9월 23일까지 약 1달 동안 공모해 46차례에 걸쳐 A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파는 식료품 약 230만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B씨 등 계산원이 맡은 계산대에서 일부 물품은 바코드를 찍고 일부는 찍지 않는 수법을 썼다. 옷으로 마트 물품을 덮어 가린 채 빼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마트에는 보안검색대가 설치돼 있지만 일부 품목은 보안칩이 붙어 있지 않아 미결제 후 검색대를 지나도 적발되지 않는 등 허점을 악용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언니 이거 가져가면 안 돼?”…장보기 중 범행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 이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뉴스1

농협 하나로마트 매장. 이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뉴스1

B씨 등 11명은 장기간 같은 장소에서 일하며 “언니-동생”이라 부를 정도로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부터 각자 장을 보면서 “(이거) 필요한데 가져가면 안 되겠냐?”며 수시로 마트 물품을 들고간 것으로 조사됐다.

한 번에 훔친 물품 금액이 적게는 두부·애호박 등 8000원어치에서 많게는 박스 단위 과일과 고기 등 10만원 상당에 이르렀다. 마트 피해 물품은 과일·채소·고기 등 농축산물과 전복·오징어·해초류 등 수산물 그리고 주류·햇반 등 공산품까지 다양했다.

경찰이 약 한 달간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확인한 개개인의 범행 횟수는 5회 내외였지만, 전체 횟수로는 40회가 넘어 거의 매일 절취 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범행은 마트와 계약한 보안업체가 CCTV로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확인과정에서 보니 범행에 가담한 사람이 점점 늘자, 해당 농협 측은 경찰에 고발했다. 현재 이들 11명은 피해 모두 변상했다고 한다.

농협 “재고조사로 잡기 어려워…CCTV 보안 강화”

A농협 측은 지난해 12월 ‘하나로마트 상품(식료품) 횡령(절취)’을 이유로, B씨 등 2명을 징계 해직했다. 나머지 6명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어 마트 직원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사고 미연 방지 교육’을 실시했다. 보안업체에는 CCTV 모니터링 강화를 당부했다.

A농협 측은 분기별로 재고 조사를 하지만, 매출 일부는 ‘도난·파손·폐기처분’에 따라 상시 발생하는 손실분으로 보고 처리하고 있어 이런 범행을 재고 조사로 적발하긴 어렵다고 했다.

A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피해 금액이 전체 매출액 대비 적어, 분기별 재고 조사 과정에서 잡아내긴 어렵다”며 “연루된 직원이 많아 ‘본보기’ 차원에서 고발했고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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