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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기 챌린지' 난리난 현대·기아차…美보험사는 가입 거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의 일부 보험사가 특정 지역에서 '차량 절도 놀이 챌린지'의 대상이 된 현대자동차 및 기아의 일부 모델에 대한 보험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28일(현지시간) CNN은 미국의 보험사인 프로그레시브와 스테이트팜이 콜로라도주 덴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등에서 절도 방지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현대 및 기아차 모델에 대한 보험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아 보이즈'라는 이름의 틱톡 계정이 기아차를 절도하는 방법을 찍어 올리면서 기아·현대차가 미국 10대들로부터 절도의 표적이 됐다. 유튜브·트위터 갈무리

지난해 '기아 보이즈'라는 이름의 틱톡 계정이 기아차를 절도하는 방법을 찍어 올리면서 기아·현대차가 미국 10대들로부터 절도의 표적이 됐다. 유튜브·트위터 갈무리

스테이트팜 측은 CNN에 "일부 주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특정 연도 모델에 대해서는 보험 가입을 중단했다"면서 "이 차량에 대한 도난 손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레시브 측도 "지난 1년간 현대차와 기아 특정 모델의 도난율이 3배 이상 늘었고 일부 지역에선 다른 차보다 20배 이상 도난됐다"며 "이에 대응해 해당 지역에서 보험료율을 올렸고 일부 모델은 보험 판매를 제한했다"고 밝혔다.

다만 두 보험사는 미국 내 어느 지역에서 보험 제공을 중단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미국 10대 사이에선 소셜미디어(SNS) 틱톡 등을 통해 차를 훔치는 방법을 공유하는 등 ‘절도 챌린지’ 열풍이 불었다. 특히 지정된 자동차 키에만 시동이 걸리도록 설계된 보안 장치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기아, 현대차가 주요 표적이 됐다. 지난해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만 현대·기아차의 절도 신고 건수가 전년 대비 각각 5배(503%), 3.6배(363%) 증가했다.

주로 타깃이 되는 차량은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생산된 기아차 일부 모델, 2016년부터 2021년 사이 제작된 현대차 특정 모델이다. 이들 차량은 대부분 금속 열쇠를 사용하고 도난 방지 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없다.

해당 차량의 도난이 늘어나자 위스콘신, 오하이오, 미주리, 캔자스 등지의 차주들은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 결함으로 도난을 당했다면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냈다.  최근엔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워싱턴주 시애틀 등 지자체도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차주에게 핸들 잠금장치, 도난 방지 보안 키트 등을 제공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자체 소송과 관련해 현지 매체에 “이번 소송은 부적절하고 불필요하다”며 “현대차 미국법인은 2021년 11월 현재 생산되는 모든 차량에 이모빌라이저를 표준으로 지정했으며, 차량의 도난을 막기 위해 고객에게 무료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등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기아도 “향상된 보안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테스트를 포함해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은 차량을 위한 추가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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