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미래의 TV」로 각광-뉴 미디어 선구자 네그로폰트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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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는 2000년대에는 지금까지 각기 독립돼있는 방송·영화산업과 출판·인쇄업, 그리고 컴퓨터산업의 영역이 허물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보화사회 뉴 미디어의 선구자중 한사람으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T)에서「미래를 발명하고 있는 니콜라스 네그로폰트교수(47)가 내한했다.
서울대 초청으로 16일 오후「컴퓨터과학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한 그는 손에 잡힐 듯 말듯하면서도 장차 반드시 다가올 정보사회의 모습을 그려냈다.
『인공위성을 통해 왼쪽 소매단추가 오른쪽 소매단추와 이야기할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라는 우스갯말로 정보사회의 상징적 단면을 표현한 그는 2백명의 연구인력이 뉴 미디어를 연구하고 있는 MIT미디어연구소의 창설자이자 소장이다.
그는 MIT의 권위에 비추어볼 때「약관의 나이」라 할 수 있는 43세 때 이 미래지향적인 연구소를 만들어 세상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컴퓨터의 기능을 TV에 집어넣는 고화질(HD)TV개발과 같은 연구방향은 잘못 된 것이라 봅니다. 화질을 개선한 정도에 그치고 있는 HDTV는 곧 사람들을 식상하게 할겁니다.』 네그로폰트 교수는『따라서 TV를 컴퓨터에 집어넣은 이른바 멀티미디어(다기능매체)가「미래의 TV」로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AI)을 갖춘 멀티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저장했다가 언제든지 각자의 취미와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개인화된 정보시대」가 미래모습이라는 게 그의 예단이다.
MIT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CAD)과 건축학을 전공한 그는『개인화 된 정보시대를 맞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보네트워크의 확충과 종전의 애널로그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디지틀방식의 광통신을 이용한 강력한 컴퓨터의 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거느리고있는 연구소의 후원자로는 미ATT사 등 세계 유수기업 약50여 개가 있으며 이중에는 한국의 금성사도 끼여있다고 전했다.
TV·전자출판·영화·컴퓨터 그래픽 등 낯익은 분야는 물론, 인식론과 교육·공간 이미징(Imaging)·첨단 인간 인터페이스 등을 연구하는 미디어 연구소 내 12개 그룹의「미래발명」에 대해 이들 후원기업이 기대를 걸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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