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헌 KOICA 소장 "외출하기 힘들 정도로 치안 불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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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행히 큰 사건은 없었지만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1일 통화한 바그다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이욱헌 소장의 말투엔 걱정이 묻어나왔다. '저항의 날'이라고 명명된 오늘 이소장은 하루 종일 출입을 삼가고 사무실에 박혀 있었다.

이소장은 최근 바그다드 상황을 "밖에 다니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표현했다.

이소장은 "이라크인들은 우리보다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까지 치안상황이 개선되는 듯했으나 지난달 말부터 대형 폭탄테러가 발생해 이라크인들의 표정이 상당히 굳어 있다는 것.

이소장은 "현지 직원들도 오늘은 일찍 귀가시켰다"며 "너무나 불안해해 잡아둘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소장은 "직원들은 라마단 기간 내내 미군 및 '미군에 협조하는 세력'에 대한 공격이 지속될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며 더욱이 일부는 '미국인과 싸우다 죽는 것은 순교'라는 말까지 드러내놓고 할 정도"라며 "주말이 지났다고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바그다드의 치안이 악화되면서 한국의 지원사업도 주춤거리고 있다. KOICA는 보건부 산하 알카라마 병원 및 노동부 부속 직업훈련센터 건설, 18개 대학에 정보기술(IT)센터 및 인터넷 카페 설치 등 다양하고 규모가 큰 사업들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대규모 공격이 터질 때마다 사업은 중단된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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