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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기 동난 러, 북한·이란에 지원 요청"…내년초 고갈 전망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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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 쌓여있는 러시아군이 사용한 포탄.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에 쌓여있는 러시아군이 사용한 포탄.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에 무기 지원 요청을 계속하고 있다고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재고 감소에 따른 추가 지원을 요청한 징후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대변인은 "우리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상당량의 포탄을 은밀히 공급 중"이라며 "북한은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들에 보내는 것처럼 꾸미는 등 선적한 무기의 실제 목적지를 모호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익명을 요구한 미 국방부 고위 관리도 지난 12일 "러시아의 군수품 비축 상태를 고려할 때 이란이나 북한 등과 같은 나라에 협력할 기회를 찾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RFA는 전했다. 이 관리는 "러시아가 무기 부족에 직면하면서 정밀도가 떨어지는 40년 이상 된 낡은 무기들까지 다시 사용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탄약을 얻기 위해 이란과 북한과 같은 국가에 손을 뻗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외국산 무기에 의존하지 않을 경우 내년 초에 무기 재고가 고갈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난 모습.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만난 모습. AP=연합뉴스

에이브릴 헤인즈 미 국가정보국 국장도 지난 4일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현 단계에서 러시아가 쏟아붓고 있는 것(무기)들을 자체 생산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한다"며 "그들은 효과적으로 탄약을 구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영국군도 러시아가 심각한 무기 부족 상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참모총장은 이날 영국의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연설에서 "러시아는 계획에 없던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포탄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상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앞서 바버라 우드워드 주유엔 영국대사도 지난 9일 기자설명회에서 "러시아가 무기가 고갈됨에 따라 북한과 이란에 무기를 지원받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한 장난감 상점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한 장난감 상점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모습. EPA=연합뉴스

최근 우크라이나 측에서도 순항미사일 등 러시아의 무기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주로 사용해 온 이스칸다르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경우, 개전 초기엔 900기의 재고를 보유했으나 지난달 말엔 119기로 급감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추산했다. 또 최근 자국에 발사된 Kh-101 순항미사일 파편을 분석한 결과 지난 여름 이후 추가 제작된 무기였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15일 "(북한의) 무기 수출의 집행 정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지난달 초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 정황에 대해 우려를 갖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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