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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도로 곳곳 물에 잠겼다…낙엽 위 가을비가 위험한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청림동 일대가 국지성 호우에 침수되어 있다. 포항남부소방서

22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청림동 일대가 국지성 호우에 침수되어 있다. 포항남부소방서

22일 오후부터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12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에서는 낙엽이 배수구를 막으면서 도로 일부가 침수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북동풍과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동진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늦은 오후부터 내일 오전 사이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다”며 “특히, 오늘 밤부터 내일 아침 사이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고 시간당 20~30㎜ 안팎의 강하고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22일 예보했다.

이에 따라, 경북 영덕과 울진, 포항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포항에는 낙엽이 하수구를 막아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일부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5시 현재 포항은 24.8㎜의 일 강수량을 기록 중이다.

이 비는 23일 새벽에서 오전 사이에 대부분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는 밤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고,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 충북은 낮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경북 북동 산지가 30~80㎜를 기록하겠고, 강원 영동 남부·경북 남부 동해안은 100㎜ 이상, 경북 북부 동해안·경북 북동 산지는 120㎜ 이상을 기록하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경북 북부 내륙과 경남 동해안·제주도는 10~40㎜, 경기 남부·강원 영서중남부·충청·전라·경상권은 5~20㎜, 서울·인천·경기 북부·강원 영서 북부는 5㎜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낙엽 위 가을비가 위험한 이유

12일 오후 늦게 내린 비로 서울과 인천에서 침수 피해 신고가 잇다랐다. 사진 트위터 캡처

12일 오후 늦게 내린 비로 서울과 인천에서 침수 피해 신고가 잇다랐다. 사진 트위터 캡처

늦가을에 내리는 비가 위험한 건 바닥에 쌓여 있는 낙엽 때문이다. 충청북도의 2020년 ‘낙엽 재활용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당 낙엽 건중량은 2.4㎏이다. 전국의 가로수는 600만 그루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를 계산하면 한해 낙엽량은 최대 1만4400t에 이른다. 서울의 경우, 자치구별로 매년 수백t의 낙엽을 수거하고 있다.

하지만, 제때 처리되지 못한 낙엽은 배수구를 막히게 해 침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지난 12일에는 서울 지역에 쏟아진 비로 일부 반지하 주택이 침수되고 도로가 물에 잠겼다. 침수 피해와 관련된 소방 출동 건수는 388건에 이르렀다. 이날 전체 강수량은 57.9㎜로 많지 않았고, 호우특보도 내려지지 않았다. 비가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쏟아진 데다 낙엽이 빗물받이를 막으면서 배수가 원활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22일 서울 상도1동 인근도로에서 동작구 마을안전봉사단, 자율방재단 회윈들이 우천 대비 배수로 막힘 방지를 위해 낙엽 청소를 하고 있다. 동작구청

22일 서울 상도1동 인근도로에서 동작구 마을안전봉사단, 자율방재단 회윈들이 우천 대비 배수로 막힘 방지를 위해 낙엽 청소를 하고 있다. 동작구청

특히 이번에 내리는 비는 취약시간대인 야간에 집중되는 데다가 예상 강수량도 11월에 내리는 비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최대 12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침수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도 지역에서 관측 이래 11월에 일강수량이 100㎜를 넘었던 사례는 총 4번밖에 없었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2일 당시 설계된 배수 용량보다는 비가 적게 왔지만,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낙엽이 배수구 위쪽으로 쌓여서 물 빠짐이 안 되다 보니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번에도 강한 비가 오는 지역에서는 쌓인 낙엽으로 인해 우수관의 배수가 원활하지 못해 침수 지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운 날씨에 낙엽 밟아 골절상 위험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시민들이 낙엽을 밟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시민들이 낙엽을 밟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비가 비교적 적게 내리는 나머지 지역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낙엽이 비에 젖으면서 도로나 길이 미끄럽기 때문에 자칫 낙상 사고를 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추워진 날씨로 인해 바닥에 있던 낙엽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밟아 미끄러지면서 손목이나 팔꿈치 골절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박 예보분석관은 “인도에 쌓인 낙엽이 물에 젖으면 치우기도 어렵고 걸어 다닐 때 굉장히 미끄럽기 때문에 낙상 사고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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