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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기업 시총·순익, 4년 전보다 글로벌순위 후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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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시가총액으로 세계 100대 반도체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42개가 중국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은 3개에 그쳤고, 지난 2018년과 비교해 순위와 수익성이 크게 뒷걸음질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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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은 올해 1~9월 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세계 100대 반도체 기업을 분석했더니 중국 기업이 42개, 미국 28개, 대만 10개, 일본 7개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사피온을 자회사로 둔 SK스퀘어 등 3개가 포함됐다. 전경련은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라 4년마다 금융정보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캐피털 IQ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반도체 시장을 분석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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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의 시총 순위는 삼성전자 1→3위, SK하이닉스 10→14위, SK스퀘어 80→100위로 모두 2018년보다 낮아졌다. 삼성전자 시총 규모는 2018년 2825억 달러(약 406조4000억원)에서 올해는 2664억 달러(383조3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대만 TSMC(2018년 3위)와 미국 엔비디아(4위)가 각각 1·2위에 올랐다.

중국 기업으로는 파운드리 업체인 SMIC(28위)를 필두로 TCL중환신능원(31위, 태양광·반도체 소재), 유니그룹 궈신마이크로(32위, IC칩 설계·개발), 웨이얼반도체(38위, 반도체 설계) 등이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경련 측은 “중국 기업 수가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인 ‘칩4’ 국가(미국·대만·일본·한국) 기업 수인 48개에 육박한다”며 “이들은 규모가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책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기업의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26.7%로 중국 외 기업(8.2%)의 3.3배에 달했다.

수익성 지표도 나빠졌다. 칩4 참여국 가운데 미국·일본·대만 기업의 매출액 순이익률은 같은 기간 각각 3.9%포인트, 2%포인트, 1.1%포인트 상승했지만 한국만 1.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기업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은 8.3%로 2018년(7.1%)보다 상승했지만 4개국 중에서 가장 낮았다.

한국 기업의 지난해 법인세 부담률은 26.9%로 4개국 중 가장 높았다. 미국·대만·일본은 각각 13%, 12.1%, 22.3%였다. 법인세 부담률은 법인세 비용은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 대비 법인세 비용을 뜻한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경쟁국보다 큰 세 부담이 누적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산업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려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미국처럼 25%로 높이는 등 공세적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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