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무서워" 건설사 분양가 고민

중앙일보

입력

아파트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이 분양가 책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세청이 한라건설(23,100원 300 -1.3%), 벽산건설(8,470원 20 +0.2%) 등 고분양가 논란을 빚은 건설사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만큼 자칫 분양가가 비싼 단지로 주목받을 경우 국세청의 세무조사 표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메타폴리스' 분양가를 결정하지 못해 분양일정을 미루고 있다.

이 업체가 고려중인 분양가는 평당 1400만∼1500만원선이지만 이는 최근 동탄신도시에 분양한 일반아파트보다 높은 수준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대부분 건설사들이 분양가와 관련해 자치단체 눈치를 보고 있는데 건설사 세무조사까지 겹쳐 상황이 더 어렵게 됐다"며 "연내 분양이 목표지만 분위기가 나쁘면 분양시기를 다소 늦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서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신영도 분양승인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평당 분양가를 1150만원선으로 정했지만 청주시와 시민단체는 평당 1000만원을 넘는 것에 대해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영 관계자는 "분양승인 신청을 하기도 전에 고분양가 논란에 세무조사 등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분양가 책정 문제로 다음달초로 예정된 분양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월드건설도 경기 파주시 교하지구에 분양하는 타운하우스 개념의 중대형 빌라의 분양가 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주신도시 한라비발디 분양 이후 지켜보는 눈이 많아 분양가 책정이 쉽지 않은 것. 이 업체는 분양가상한제 자문위원회 심의를 통과할 수 있는 수준에 가격을 맞추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한 건설회사 관계자는 "주택공급을 확대한다고 해놓고 세무조사를 통해 분양가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처사"라면서도 "세무조사를 달가워하는 건설회사는 없는 만큼 결국 분양가를 낮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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