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읍 한때 치안마비/반핵시위/지서 불태우고 읍사무소 점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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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찰투입… 갇힌 군 간부 구출/76명 연행조사 초중고 오늘도 수업 못해
【태안=임시취재반】 방사성 핵폐기물저장소 설치에 반발,군청간부ㆍ직원 등 5명을 폭행ㆍ불법감금하고 경찰관을 폭행한 데 이어 경찰지서에 방화하는 등 안면읍 일대의 행정ㆍ치안을 완전 마비시키는 사태로까지 치달았던 충남 태안군 안면읍ㆍ고남면 주민들의 시위는 정부의 저장소 설치계획 철회와 경찰의 진압으로 진정국면을 맞고 있다.<관계기사 3,15면>
이에 따라 안면읍 일대는 9일 오전 철시했던 1백20여개의 상가중 30여개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16개 초ㆍ중ㆍ고교는 이날 오전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수업이 계속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거리에는 행인들의 발길이 끊긴 채 검문전경들만 곳곳에 배치돼 있다.
8일 오전 10시부터 읍사무소를 점거한 채 농성과 시위를 계속하던 주민들은 오후 5시45분쯤 경찰에 의해 일단 해산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핵폐기물처리장 건설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 최석칠씨(39ㆍ안면읍 청년회의소장) 등 9명을 연행했으며 감금됐던 군청직원 5명도 이날 오후 6시쯤 모두 구출했다.
이날 시위로 서산경찰서 경찰관 2명과 창기중 3년 권일순양(15) 등 2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그러나 경찰이 주민들과의 또다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오후 6시10분쯤 안면읍에서 북쪽으로 10㎞쯤 떨어진 남면으로 철수하자 주민들은 오후 7시45분쯤 서산경찰서 안면지서의 서류를 다른 곳으로 옮긴 뒤 휘발유를 뿌리고 화염병 3개를 던져 불을 질러 전소시켰다.
이어 주민과 학생들은 10∼20명씩 무리지어 「핵폐기장 설치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산발적 시위를 계속하다 오후 9시쯤부터 대부분 귀가했다.
한편 남면으로 철수했던 경찰은 9일 오전 6시10분쯤 15개 중대 2천1백여 명의 병력을 안면읍과 고남면에 다시 투입,안면청년회의소ㆍ대흥장여관ㆍ안면신용협동조합 사무실 등에서 잠자던 청년과 학생 등 76명을 연행해 조사중이다.
경찰은 안면읍사무소에 사태수습경찰대책본부(본부장 김영두 충남도경국장)를 설치하는 한편 안면청년회의소 사무실과 이번 사태의 배후 주동자중 한 사람으로 알려진 김상은씨(38ㆍ안면읍 승언리 1105)의 집을 수색해 화염병 4백80개,막대기 2백여 개,최루가스방지용품 3백여개 등 10여종류의 시위용품 2천여점을 압수했다.
□임시취재반
▲사회부=박상하ㆍ이규연 기자
▲사진부=최재영ㆍ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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