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꺼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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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메스꺼움은 우리에게 매우 불쾌감을 준다. 우리주변에서 남을 욕할 때 「메스껍고 더럽고 치사한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으로 보아도 메스꺼움이 분명 좋지 않을 때만 사용되는데 진찰실에서는 종종 중한 질병의 실마리가 되곤 한다.
몇 개월 전 48세 된 남자가 누렇게 뜬 얼굴을 하고 진찰실에 들어왔다. 그는 아침에 칫솔질을 할때마다 메스껍고 구역질을 한다고 호소했다. 이 환자는 젊어서부터 자주뼈마디가 쑤시고 뒷골이 당겨서 그때마다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먹고 매년 한두 차례씩 한약을 먹곤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특별히 아픈 곳은 없어 병원에 다닌 적은 없었으며 술·담배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환자에게 여러 가지 검사를 한 결과 콩팥(신장)이 지극히 나빠진 요독증의 상태로부터 온 메스꺼움인 것이었다. 이 환자는 평소 먹던 진통제나 한약의 부작용으로 콩팥이 몹시 나빠진 것이었다.
이처럼 단순히 메스꺼운 증세로 시작된 경우도 요독증이나 심장질환 때 사용하는 디곡신(digoxin), 만성폐질환 때 사용하는 기관지 확장제(aminophyline)에 의한 약물중독을 진단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메스꺼움이 발생되면 입안에 침이 많아지고 피부가 창백해지면서 땀이 많이 나고 힘이 없어지면서 구토가 일어나게 된다. 메스껍고 토하는 것을 식사시간과 연관지어 보면 세 가지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째, 식사중이나 식사 후 즉시 메스껍고 토하는 것은 어린아이나 젊은층에서 거부반응이나 스트레스·우울증·공포 등이 있을때 정신적으로 나타나는 구토인 경우가 많고, 만약 상복부가 아프면서 나타나면 위염이나 위궤양인 경우가 많다.
둘째, 식사 후 1시간 이상 지나서 메스껍고 토하는 것은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는 입구가 좁아졌거나 막혀 생기는 수가 있고, 흔히 위장운동에 장애가 있어 발생한다.
셋째, 이른 아침 식전에 토하는 것은 임신했거나 술을 많이 마신 경우, 담배를 많이 핀 경우, 요독증이 있는 경우에 흔히 볼 수 있다.
또 급성충수염·담낭염·간염·급성 장염·뇌 질 환·약물에 의한 경우는 식사와 관계없이 나타난다. 그 외에도 토함으로써 메스꺼움이 사라지는 외염·소화성 궤양·소화관 장 폐쇄도 있다.
이렇듯 메스꺼움은 가벼운 질환에서부터 중한 질환까지 다양한 원인으로부터 오는 것이므로 치료에 앞서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메스꺼움 그 자체로는 별문제가 생기지 않으나 함께 동반된 구토로 인해 토하는 과정에 식도의 점막이 파열돼 출혈을 일으킬 수 있고, 잘못되어 구토 물이 폐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또 계속적인 구토로 위산이 몸밖으로 빠져나가 전해질 불균형과 탈수를 일으키게 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기본적으로는 술·담배·원인 된 약물을 금하고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면서 튀긴 음식, 지방이 많이 든 음식, 위장에서 가스가 많이 발생하는 음식은 피하고 소량씩 자주 섭취하도록 해야한다. <윤방부><연대 의대교수·가정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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