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소기업 '무세제 세탁기' 기술이 국제 표준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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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경원엔터프라이즈

무세제 세탁기술로 세탁된 옷감의 1000배 확대 사진(2001년 산업자원부 신기술 인증 심사 자료).잔류 세제나 때 찌꺼기가 보이지 않는다. 사진제공=경원엔터프라이즈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된 무세제 세탁기술이 국제 표준규격으로 인정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지난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가정용 전기기기 분야 국제기술위원회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제출한 '무세제 세탁기''무세제 세탁기술' 2개 안건에 대해 참가 36개국중 23개국이 찬성해 내년 하반기에 있을 국제 전기기술위원회(IEC) 회의에서 최종 승인절차만 남겨두게 됐다고 밝혔다.

산자부 기술표준원 송양회 연구관은 “반도체ㆍ지상파DMB 분야에선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있지만 가전분야에서 국내 기술이 국제표준에 채택된 사례가 없어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다”며 “국내 가전업계의 쾌거”라고 말했다. 송 연구관은 이어 "앞으로 남은 승인절차는 자료회람과 워킹그룹 활동 등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는다"며 "국제 표준이 확보되면 관련 산업의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무세제 세탁기술은 세탁기에 전기 분해장치를 부착하고 전해질 재료인 탄산 나트륨을 넣어 전기 분해를 촉진시킴으로써 세탁이 잘 되는 알칼리 이온수를 만드는 친환경의 신개념 기술이다. 기존 세탁기는 합성세제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마지막 관문인 승인절차를 통과하면 무세제 세탁기술은 환경규제가 엄격한 미국.유럽 세탁기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은 지난 2002년 중소기업인 '경원엔터프라이즈'가 개발해 상용화했으며, 제휴업체인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마이더스 무세제 세탁기'라는 상표명으로 시판해 현재까지 25만여대가 판매됐다. 앞서 2001년 12월 이 기술은 산업자원부가 인증하는 신기술(NT)로 채택됐다.

기술표준원은 "무세제 세탁기술이 내년 하반기 IEC 국제 표준규격으로 정식 채택되면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유럽 등에서 수출 주도 백색 가전품목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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