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지도부 줄사퇴에 "코미디 집단인가…부끄러운줄 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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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국회사진기자단]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 [국회사진기자단]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지도부의 잇따른 사퇴에 “다들 이성을 찾고 원칙을 지켜달라”고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은 31일 입장문을 내고 “저는 당 최고위원으로서 당이 왜 비상대책위(비대위) 체제로 가야 하는지 정치적인 이유도, 당헌·당규상 원칙적인 이유도 찾을 수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이 어려운 시기에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그저 대통령실의 의중만을 살피고 눈치 보기에 바쁜 정치인들은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라”고 꼬집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 여러분들은 보수 정당의 혁신과 정권교체라는 열망을 담아 직접 투표를 통해 현 지도부를 선출해 주셨다. 지금 이 자리는 국민과 당원이 만들어주신 자리”라며 “개개인의 정치적 일신에 대한 탐욕 때문에 언제든 달면 삼키고, 쓰면 뱉을 수 있는 가벼운 자리가 아니다. 모두 부끄러운 줄 아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당헌·당규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뒷받침할 아무런 명분도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며 “권성동 의원께서는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당대표 직무대행인 것이다. 당대표 직무대행만 그만 둘 수 없다는 것을 국민과 당원 모두가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대위 체제 구성을 규정한 당규 96조 3항을 거론하며 “지금은 당대표 사고 상황이다.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할 권한도 명분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집권 여당 국민의힘이 이렇게 원칙도 절차도 없이 날림으로 일을 처리하는 코미디 집단이었느냐”며 “이런 선례를 남겼다가는 국민들의 비웃음만 살 뿐이고, 두고두고 악순환이 반복될 여지를 주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저에게 비대위 체제를 말씀하시는 선배 정치인들께 되묻겠다. 저보고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라는 말씀이신가”라며 “다들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대표 직무대행 자리에서 물러나고 조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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