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리, 사랑하라 시가 되고 그림이 되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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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니라 하는가/사랑이란 말, 비련이란 말에조차/황홀히 전율 이는/순열한 감수성이/이 시대엔 어림없다 하는가//…//사랑하리, 사랑하라/그대의 순정과/그대 사랑하는 이의 순정으로/그 더욱 사랑하고, 사랑하라"('사랑하리, 사랑하라' 부분)

원로시인 김남조(79.사진)씨의 사랑시화 선집 '사랑하리, 사랑하라'(랜덤하우스코리아)가 출간됐다. 선집엔 김 시인이 직접 고른 60편의 사랑시와 화가 윤정선(35)씨의 그림 30점이 나란히 실렸다.

김남조 시인은 김소월과 한용운을 잇는 한국 사랑시의 산맥으로 불린다. 시력(詩歷) 60년 가까이 기독교적 인간애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사랑과 삶을 특유의 섬세한 언어로 노래했다. 특히 '사랑초서(草書)'(74년)는 시집 전체가 사랑시만으로 채워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번 선집에서도 '사랑초서' 연작의 주요 부분을 감상할 수 있다.

김 시인은 "그 어떤 사랑의 시도 사실은 사랑에 육박하지 못한 미완의 습작시일 뿐"이라며 "그러하기에 진실로 사랑은 인류의 영원한 화두일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시화집 출간과 함께 '문학과 문화를 사랑하는 모임'(이사장 김주영)과 교보문고가 마련한 시화전도 16~30일 강남 교보문고 문화이벤트홀에서 열린다. 16일 오후 5시 시작하는 개막식에는 한국시인협회 오세영 회장을 비롯해 50여 명의 후배 시인이 참석할 예정이다. 1948년 등단한 시인은 숙명여대 교수와 한국시인협회장.한국여성문학인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예술원 회원으로 있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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