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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억1000명 이용하는 대전시내버스..7월부터 현금 사용 못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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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버스에 부착된 현금 없는 버스 안내문. [강갑생 기자]

서울시내버스에 부착된 현금 없는 버스 안내문. [강갑생 기자]

“버스, 현금 사용자는 1.5% 이하”

오는 7월부터 대전에서는 교통카드가 없으면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대전 시내버스 모든 노선, 현금 사용 불가

대전시는 27일 “다음달 1일부터 모든 노선에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해 7월 간선급행노선(BRT)인 바로타B1(구 1001번)노선에 한해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도입한 지 1년 만에 전체 시내버스 노선으로 확대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시내버스요금 현금 지불 이용건수는 2020년 2.2%에서 2021년 1.8%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1.5%대까지 줄었다. 대전시내버스 연간 누적 이용자는 2021년 기준 1억1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200만명 정도가 현금을 내고 이용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시범 운영한 바로타B1 노선 현금승차 비율은 2020년 1.0%에서 2021년 0.4%,올해는 0.03%로 크게 줄었다.

대전시 대덕구 읍내동 한 차고지에 시내버스가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대전시 대덕구 읍내동 한 차고지에 시내버스가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교통카드 없는 승객은 계좌 입금 안내 

반면 해마다 현금으로 낸 버스요금을 정산하는데 인건비 등 관리비용이 연간 1억5000여만 원이 들어간다는 게 대전시의 설명이다. 또 무게가 10㎏정도하는현금수입금함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운수종사자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고 한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금수입금함을 들고 내릴 때 부상 위험 등도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시범운영 기간을 정해 시 인접 시외구간 포함한 모든 승강장, 버스 외부와 내부에 홍보 포스터를 붙이기로 했다. 또 버스 안에서 실시간 LED 방송 등으로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적극 알리기로 했다. 대전 교통카드 사업자인 하나은행·티머니와 함께 교통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홍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범운영 기간에는 기존처럼 현금수입금함을 운영하면서 현금승차 이용객에게 교통카드 사용 안내문을 직접 배부키로 했다. 현금수입금함 철거 이후에는 카드가 없는 등의 불가피한 경우에는 나중에 계좌로 요금을 입금하는 조건으로 승차가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대전시 한선희 교통건설국장은 “현금 대신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요금 할인과 3회 무료 환승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현금수입금함 운영에 따른 관리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청 전경. 중앙포토

대전시청 전경. 중앙포토

서울·인천도 현금 없는 버스 도입 

하지만 현금을 받지 않는 시내버스 제도 도입에 따른 불편함도 예상된다. 당장 타야 할 버스는 도착했는데 교통카드가 없거나 잔액이 부족한 상황을 알게 되는 경우는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 대전시민 배인수씨는 “교통카드를 사거나 충전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동안 버스가 떠나버릴 것”이라며 “특히 노인들의 경우는 불편할 때가 상대적으로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과 스웨덴 등에선 2000년대 이후 신용카드와 모바일 결제 등 현금을 대신하는 지급수단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취약계층의 금융소외 및 소비활동 제약, 공적 화폐유통시스템 약화 등과 같은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현금 없는 사회 만을 추구하다가 대규모 정전이나 시스템 오류 등으로 인해 카드 결제가 마비되는 사태나 카드 사용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교통카드 전용 시내버스는 서울·인천·세종 등 일부 광역단체에서 시행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8개 노선, 171대로 시작해 올해 1월부터 18개 노선, 418대로 늘렸다. 인천시도 지난 1월부터 2개 노선에서 시범운영하던 '현금 지불 없는 버스'를 지난 20일부터 17개 노선, 버스 228대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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