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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만큼 피말렸던 이곳…민주당 이재준 새벽 2시에 역전

중앙일보

입력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시장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시장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뉴스1

경기도지사 선거만 피를 말리는 접전이 아니었다. 100만 인구 특례시인 수원시장 선거도 새벽까지 승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로 개표가 이어졌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더불어민주당 이재준(57) 당선인이 국민의힘 김용남(52)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진보 텃밭 수원에 분 보수 바람, 초접전 승부로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염태영 전 시장이 3선을 지낸 수원시는 ‘진보 텃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씩 성향이 다르다. 구도심인 팔달구는 보수, 택지 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신도심은 진보로 분류된다.

팔달구에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용남 후보는 ‘민주당 심판론’을 강조하며 사그라진 보수의 불길을 살려냈다. 서울 강남 등에서 이사 온 퇴직자들이 거주하면서 ‘부촌’이 형성된 광교신도시에서도 보수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표는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이었다. 초반 승기는 김 후보가 잡았다. 김 후보는 10% 포인트 이상 차이를 내며 이 당선인을 앞서나갔다.

분위기는 2일 오전 2시를 전후로 바꿨다. 진보 성향이 강한 장안구와 권선구 개표가 시작되면서 이 당선인이 김 후보를 따라잡았다. 오전 4시 30분까지 이어진 개표에서 이 당선인은 최종 50.28%의 득표율을 얻어 김 후보(49.71%)를 꺾었다. 0.57%포인트(2928표) 차의 승리다. 이 당선인은 “수원특례시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선 모두 한마음으로 뭉쳐야 한다”며 “정파를 떠나 오직 수원특례시의 성공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최초의 비(非) 수원 출신 시장, “약속 지키는 사람 될 것”

역대 수원시장들이 모두 수원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 당선인의 고향은 충남 연기다. 최초의 비(非) 수원 출신 시장이다. 대신 2011년부터 5년간 수원시 제2부시장을 지내는 등 누구보다 수원시 사정에 밝다는 게 주변의 이야기다. 그는 역대 최장수 부시장이었다. 수원 출신이 아닌데도 여론조사는 물론 당내 경선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민주당의 수원시장 후보가 된 저력이 거기서 나왔다.

이 당선인은 “경제활력에 집중해 수원시가 경기도 제1의 경제도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기업 등 첨단기업 30개 확대·유치와 도시철도(1~4호선) 및 서울 3호선 세류역 연장, 수원 군 공항 조기 이전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약속을 지키는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혼자 결정하고 뛰지 않겠다. 공론화의 장을 통해 시민들과 논의하고, 시민의 뜻을 받들어 시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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