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에 매달릴 때 아니다/내각제 바람직하지만 국민이 원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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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대통령 “지금은 직선제 선호 높아”
노태우 대통령은 29일 『내각제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그러나 개헌은 국민이 원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으로 국민의 뜻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코리아 타임스 창간 40주년기념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3당 통합시 당정체제의 기본 문제인 권력구조 문제를 논의한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대통령 직선으로 새정부를 출범시킨 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내각책임제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는 민생치안ㆍ경제ㆍ남북한관계 등 국가적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상황이므로 개헌문제를 거론해 여기에 매달릴 시기가 아니다』며 『당에서 연말까지 개헌문제를 거론치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도 이 때문이며 더욱이 이 시점에서 이 문제로 정국을 시끄럽게하여 국민을 불안케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최근 내각제 합의문서 공개 파문에 대해서는 『당에서 잘 수습할 것으로 안다』고 밝혀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김영삼 대표와의 단독면담을 가질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민자당이 대사수 민주주의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내각제를 지향한다고 해서 장기 집권음모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내각제를 반대하면 그만이지 내각제 노선을 포기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해 평민당 김대중 총재의 요구를 일축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국민의 다수의사가 대통령중심제로는 지역감정 대립과 여야대결을 악화시킬 뿐이며 나라와 국민,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내각제를 해야한다는 데로 모아질 때 개헌은 가능한 것』이라며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무리하게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은 대통령제에 대한 국민의 선호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우리 정치현실로 보아 나라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고질적인 병폐를 고쳐나가기 위해서는 내각제를 해야겠다는 국민여론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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