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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서 병력 1만명 잃은 푸틴, 9일 전면전 선포 뒤 징집 나설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우크라이나 여성이 2일 손자와 함께 중남부 산업도시인 자포리자에서 피란을 떠나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전쟁 두 달여 만에 약 1200만 명의 주민이 살던 곳을 떠나야 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여성이 2일 손자와 함께 중남부 산업도시인 자포리자에서 피란을 떠나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전쟁 두 달여 만에 약 1200만 명의 주민이 살던 곳을 떠나야 했다.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전승절)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전면전을 선언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CNN은 2일(현지시간) 미국과 서방 관리들을 인용해 전승절에 나올 여러 시나리오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전면전 선언에 가장 무게가 실린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CNN은 “전면전을 선언하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법에 따라 예비군을 동원하고 대대적인 징집을 할 수 있게 된다”며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군은 (징집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 1만 명 이상(서방 추산)의 러시아군이 숨지는 등 전력 손실이 커진 러시아가 전승절을 계기로 국면 전환을 꾀할 것이라는 의미다.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당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수군사작전’으로 부르면서 언론·학교 등에 ‘전쟁’이라는 표현조차 금지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략적·전술적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선전 활동을 두 배로 늘리고 있다”며 “러시아는 5월 9일을 선전에 활용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 월러스영국 국방부 장관은지난주 영국의 시사토크 전문 라디오인 LBC에 “아마도 ‘특수군사작전’이라는 말은 더는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점령지의 러시아 합병 선언’도 또 다른 전승절 시나리오로 꼽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사인 마이클 카펜터가 국무부 회견에서 “러시아가 5월 중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도네츠크·루한스크, 남부 헤르손 등을 자국에 병합하기 위한 주민투표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푸틴은 이미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군사작전은 동부 돈바스 지역 주민에 대한 대량학살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돈바스의 해방이 작전의 주요 동기이자 목표”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점령지 헤르손에서 볼셰비키 혁명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을 설치하고, 지난 1일엔 러시아 화폐인 ‘루블’의 사용을 강제하는 등 ‘우크라이나 지우기’에 들어갔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리스 국영 ERT와 인터뷰에서 “영토의 일부를 러시아에 떼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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