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팝송보다 가요 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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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울시내 대학생들은 팝송 등 외국 대중가요보다 국내 대중가요를 훨씬 좋아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KBS라디오가 한국 갤럽 조사 연구소와 함께 지난 8월31일부터 9월10일 사이 서울지역 대학생(전문대생 포함) 1천4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분석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선호음악은 국내 대중가요(79.1%)가 외국 대중가요(43.5%)를 앞지르고 있다.
지난해 서울지역 중·고생들을 상대로 한 1차 조사에 이어 실시된 이번 2차 국민음악감상 지수조사는 그동안 대학생들의 팝송선호 취향이 국내가요 쪽으로 옮겨진 사실을 수치로 뒷받침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80년대 중반만 해도 팝송 위주의 분위기였던 것이 국내가요 선호로 변한 것은 기성가수와는 달리 학생가수의 활발한 등장과 활동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방송가에서는 보고 있다.
비록 서울지역에 국한된 조사결과지만 지난해 중·고생의 국내 대중가요 선호도(79%)도 외국대중 가요선호도(43.5%)를 앞서고있음을 함께 감안할 때 최근 들어 젊은층 사이에선 대중가요가 깊이 뿌리내려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결과 대학생들이 즐겨듣는 대중가요 가운데 운동권 가요가 차지하는 비율이 26.2%로 발라드 가요(52.8%), 포크 가요(34%) 못지 않게 관심이 높은 편이며 부르는 빈도에서도 40·3%를 치지, 유행가요(63.4%)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는 김민우의 『사랑일 뿐이야』(5.9%)『입영열차 안에서』(5.8%)가 나란히1, 2위를 기록, 『사랑으로』(해바라기 1,3.1%),『마지막 콘서트』(이승철, 2.2%)등 3, 4위와 차이를 보이며 뚜렷한 「김민우 열풍」을 보여주고 있다.
대학생들이 즐겨듣는 팝송은 서양에서도 불후의 명곡으로 꼽히는 비틀스의 『Yesterday』가 6%로 단연 앞서며 사이먼과 가펑클의 『Bridge over Trroubled Water』가 그 다음으로 2.5%를 차지해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클래식 작곡가는 모차르트·베토벤·비발디·쇼팽 순으로 나타났다. 클래식 곡은 비발디의『사계』중「봄」에 이어『월광소나타』『신세계교향곡』『비창』의 순이었다.
음악에 대한 관심도는 운동(26.4%)·영화(21.1%)·문학(12.8%)등보다 우위인 27.9%로 나타나 음악이 대학생 층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드러났는데 흥미로운 것은 지난해 중·고생 대상조사보다「기분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이 달라지는」비율이 높아(80.6%대 70.5%)상대적으로 기분파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KBS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라디오 프로그램의 음악편성 비율과 선곡에 비중을 두는 한편 내년 초 정기개편 때 반영키로 했다.
이번 조사내용은 KBS-FM을 통해 29일 방송된다. 오전9∼11시(2FM)에는 조사내용을 소개하고 낮12시∼오후2시(2FM)에는『대학생이 좋아하는 가요곡』을 내보낸다. 오후2∼4시( 2FM)에는『대학생이 좋아하는 팝송』,낮12시∼오후2시(1FM)에는『대학생이 좋아하는 클래식 작곡가와 작품』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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