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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30년간 소 축사서 노동력 착취…월급도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소 축사(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중앙포토]

소 축사(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사진). [중앙포토]

지적장애인이 30여 년간 소 축사에서 노동력을 착취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전북 정읍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에 따르면 중증 지적장애를 가진 40대 A씨는 1992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익산의 한 축사에서 50여 마리의 소를 돌보는 일을 했다고 밝혔다.

센터는 A씨가 제대로 된 주거 공간도 없이 축사 옆 컨테이너에서 밥을 먹거나 잠을 자야 했다고 전했다. 또한 비료 주기, 청소 등의 축사 일을 A씨가 모두 도맡아 했지만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게다가 A씨는 장애인연금과 주택보조금, 기초생활수급비 등 매달 90여만 원의 수급비를 받았지만, 모두 축사 주인인 B씨가 통장에서 인출해 썼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B씨가 A씨의 통장에서 인출해 쓴 금액이 9100여만원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A씨 가족이 그를 만나러 축사로 갔다가 알게 됐다.

정읍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관계자는 "가족들이 항의하자 축사 주인은 5000∼6000만원의 합의금을 제시했다"며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가족들을 도와 경찰과 고용노동부 고발 등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의 노동력 착취는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오래간 지속해온 문제"라며 "전북도와 익산시는 해당 사안을 철저히 파악하고, 축산 사업장 실태를 조사해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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