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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록 보유자 김국영과 0.02초 차… 부쩍 성장한 비웨사

중앙일보

입력

남자 100m 2위에 오른 비웨사. [연합뉴스]

남자 100m 2위에 오른 비웨사. [연합뉴스]

실업 무대에 뛰어든 단거리 기대주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19·안산시청)가 부쩍 성장했다. 한국 기록 보유자 김국영(31·광주광역시청)의 뒤를 따라붙었다.

비웨사는 1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전국종별육상선수권 남자 100m 결선에서 10초44를 기록, 김국영에 0.02초 뒤진 2위에 올랐다. 김국영이 최근 종아리 부상을 입어 자신의 최고 기록(10초07)에 한참 못 미쳤지만 비웨사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김국영은 경기 뒤 비웨사와 악수를 했다. 그는 "국내 경기에서 최종 기록이 나올 때까지, 초조하게 기다린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좋은 후배가 나왔고, 성장했다. 6레인에서 뛰고, 비웨사가 1레인에서 뛰어 시야에는 정확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긴장감 넘치는 레이스였다"고 말했다. 언제나 외로이 달렸던 김국영의 진심이었다.

비웨사는 "김국영 선배를 이기겠다고 마음먹고 출발선에 섰는데 아직은 형을 넘지 못했다. 이제 형도 긴장하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종별선수권 1위를 차지한 김국영(왼쪽)과 악수하는 2위 비웨사. [뉴스1]

20일 종별선수권 1위를 차지한 김국영(왼쪽)과 악수하는 2위 비웨사. [뉴스1]

고교 최고 유망주였던 비웨사는 지난해 자신의 기존 최고 기록을 10초45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부상 여파로 하반기엔 제대로 된 레이스를 펼치지 못했다. 전국체전에서도 큰 기대를 모았으나 4위에 머물렀다.

비웨사는 "선수 경력이 짧다 보니, 부상을 예방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했다. 지금은 부상 방지를 위한 훈련을 충실하게 하고 있다. 그런 슬럼프를 다시는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고고를 졸업한 비웨사는 대학이 아닌 실업행을 선택했다. 올해 첫 대회였던 전국실업육상선수권에서 10초46으로 김국영(당시 10초33)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이번에는 기록을 더 앞당겼다. 비웨사는 "올해 7, 8월에는 10초2대에 진입하고 싶다. 어떻게든 만들어보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비웨사의 부모는 콩고 출신이다. 하지만 비웨사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육상에 재능을 보인 비웨사는 중학교 3학년 때 어머니와 함께 귀화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부터 전문적인 육상선수의 길을 걸었다. 빠르게 성장한 그는 국내 최고 스프린터 김국영의 뒤가 아닌 앞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대회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한다. 김국영과 함께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태극마크를 달고 달리는 첫 번째 대회가 된다. 비웨사는 "태극마크를 꼭 달아보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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