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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용서 못해"…여론조사 1위 송하진 컷오프,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송하진 전북지사 지지자들이 17일 전북도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한 컷오프(경선 배제)를 철회해야 한다″며 민주당 재심위원회에 송 지사의 경선 참여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송하진 예비후보 선거준비사무소

송하진 전북지사 지지자들이 17일 전북도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한 컷오프(경선 배제)를 철회해야 한다″며 민주당 재심위원회에 송 지사의 경선 참여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송하진 예비후보 선거준비사무소

송하진 경선 배제…측근 이원택 분노 표출 

“당신들 절대 용서할 수 없다.”

송하진 전북도지사의 ‘복심’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국회의원(김제·부안)이 17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이런 말을 해본다”면서다.

“3선 출마를 선언한 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송 지사가 민주당에서 컷오프(경선 배제)되자 이 의원이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안다”는 게 송 지사 캠프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해당 글에서 용서할 수 없는 ‘당신들’이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250여 명이 이 의원의 글에 공감을 눌렀고, 50여 명이 대댓글을 달았다. “절대로 용서하지 마세요”, “흑막을 낱낱이 밝혀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 “힘내세요”, “안타깝다” 등의 반응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국회의원(김제·부안)이 17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 이 의원 페이스북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국회의원(김제·부안)이 17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 사진 이 의원 페이스북 캡처

민주당 경선…김관영·김윤덕·안호영 3파전

전북대 운동권 출신인 이 의원은 송 지사 최측근으로 꼽힌다. 송 지사가 전주시장 재직 시절 시의원이던 이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이 의원은 전북도 비서실장·대외협력국장·정무부지사를 거쳤다. 부지사가 되기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낸 그는 2019년 4월 20대 총선에서 고향(김제)에서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앞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4일 송 지사와 유성엽 전 의원을 컷오프하고, 김관영 전 국회의원과 김윤덕(전주갑)·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의원 등 3명을 전북지사 경선 후보로 올렸다. 이에 송 지사는 16일 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시스템 공천을 하겠다고 천명한 공관위가 직무수행평가 중상위, 적합도 평가 만점, 당 기여도 1급 포상을 받은 후보를 배제한 결과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게 청구 이유다.

송하진 전북지사가 지난달 31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송하진 전북지사가 지난달 31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宋 지지자들 "정치적 살인" 경선 보장 촉구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공식이 통하는 전북에서 현직인 송 지사가 경선에서 배제되자 지역 정가에서는 “이변”이라는 반응이 많다. ‘특정 정치세력이 개입한 게 아니냐’ 등 뒷말도 무성하다. 송 지사 측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실체가 확인된 것은 없다.

송 지사 지지자들은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한 경선 배제를 철회해야 한다”며 민주당 재심위원회에 송 지사의 경선 참여 보장을 촉구했다.

공관위는 ▶정체성·기여도(25점) ▶의정 활동 능력(10점) ▶도덕성(15점) ▶당선 가능성(40점) ▶면접(10점)을 종합한 심사 결과와 공천 적합도 조사를 점수화해 경선 후보를 결정한다고 했지만, 정량적 지표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송 지사를 경선에서 배제했다는 게 지지자들의 주장이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이 20대 대선 하루 전날인 지난 3월 8일 전북도의회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이 20대 대선 하루 전날인 지난 3월 8일 전북도의회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교체지수 높다?...평가항목 아냐!"  

이날 지지자 대표로 나온 고성재 전 전북지사 비서실장은 “일부 공관위원은 심사 과정에서 송 지사에 대한 교체지수가 높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며 “그러나 교체지수는 (경선 후보) 평가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령 교체지수가 높더라도 4명의 재선 이상 전·현직 국회의원과 경쟁하면서 확고한 적합도 1위를 유지한다는 건 송 지사만한 도지사감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지지자들은 “송 지사 컷오프 사태 배후에는 거물급 정치인과 구태의연한 계보 정치가 도사리고 있다”고도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이들은 이날 거물급 정치인의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송하진 전북지사 지지자들이 17일 전북도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한 컷오프(경선 배제)를 철회해야 한다″며 민주당 재심위원회에 송 지사의 경선 참여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송하진 예비후보 선거준비사무소

송하진 전북지사 지지자들이 17일 전북도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공정한 컷오프(경선 배제)를 철회해야 한다″며 민주당 재심위원회에 송 지사의 경선 참여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송하진 예비후보 선거준비사무소

앞으로 지지자들은 민주당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면서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김성주 도당 위원장 사퇴 운동 등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송 지사 측에 따르면 재심 결과는 17일 오후 늦게나 18일 나올 예정이다. 전북지사 경선은 권리당원 여론조사 50%와 안심번호 선거인단 투표 50%를 합산한 국민참여경선으로 진행된다.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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