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21년 만에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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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엔화 가치가 2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주요국 통화와 비교한 엔화의 실질 가치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본의 저금리 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의 투자자들이 일본에서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뒤 금리가 높은 지역의 채권 등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엔-유로 환율은 유로당 151엔으로 99년 유로화가 도입된 이후 엔화 가치가 가장 낮았고, 파운드에 대한 엔화 가치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캐나다달러에 대해선 14년 만에, 호주달러에 대해서도 9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엔화는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와 비교해도 97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 통화 대비 엔화 가치를 보여주는 실질 무역 가중 환율은 100.3으로 떨어져 85년 9월 플라자 합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일본은행(BOJ)은 올 7월 제로금리 정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기준금리를 0.25%로 유지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급격한 금리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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