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전설들 20년 만에 다시 뛴다..."지단·피구 혼쭐 냈던 실력 기대하시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년 만에 다시 뭉친 2002년 한·일월드컵 주역과 후배 선수들. 김형일, 이천수, 이운재, 이을룡, 송종국, 김태영, 현영민, 정경호, 김용대, 최진철, 김두현(왼쪽부터). [사진 싸이더스 SL]

20년 만에 다시 뭉친 2002년 한·일월드컵 주역과 후배 선수들. 김형일, 이천수, 이운재, 이을룡, 송종국, 김태영, 현영민, 정경호, 김용대, 최진철, 김두현(왼쪽부터). [사진 싸이더스 SL]

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표팀 멤버는 한국 축구사에서 천하무적으로 불린다. 2002년 6월 거스 히딩크(76·네덜란드)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포르투갈(조별리그 3차전 1-0승), 이탈리아(16강전 연장 2-1승), 스페인(8강전 승부차기 5-3승) 등 우승 후보를 잇달아 무너뜨리며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다. 세계 축구계를 쇼크에 빠뜨린 일대 사건이었다.

한·일월드컵 20주년이 되는 올해, 2002 멤버가 다시 뭉쳤다. tvN 예능 프로 '전설이 떴다 군대스리가(군대스리가·5월 7일 첫 방송)'를 통해서다. 전국 군부대를 방문해 한판 승부를 펼치는 내용이다. 군장병들을 직접 찾아가 응원하고, 오는 11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20년 전 축구 열기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병사 상당수가 2002년생이라서 더 뜻 깊다.

2002년 월드컵 독일과 4강전을 앞두고 관중석에서 펼쳐진 '꿈은 이루어진다' 카드섹션. 오종택 기자

2002년 월드컵 독일과 4강전을 앞두고 관중석에서 펼쳐진 '꿈은 이루어진다' 카드섹션. 오종택 기자

군대스리가에 나서는 2002 멤버는 김태영(52·천안시축구단 감독), 최진철(51), 이운재(49·전북 현대 코치), 이을용(47), 송종국(43), 현영민(43·울산 현대고 감독), 이천수(41·대한축구협회 사회공헌위원장) 등 7명이다. 맏형 김태영이 감독 겸 선수, 송종국이 주장이다. 2002 멤버 팀을 꾸려 경기에 나서는 건 20년 만에 처음이다.

추후 추가 멤버 합류 가능성도 있다. 황선홍(한국 U-23 대표팀 감독), 홍명보(울산 현대 감독), 설기현(경남FC 감독) 등은 대표·프로팀 사령탑이라서 빠졌다. 우선 남은 자리는 2006·10 월드컵 멤버 정경호(성남FC 코치), 김두현(전북 코치), 김정우(안산 그리너스 코치), 김용대, 김형일(이상 JTBC 해설위원) 등 후배들이 맡는다.

2002 멤버가 모인 수원월드컵경기장은 4강 신화의 출발점이 된 장소다. [사진 싸이더스 SL]

2002 멤버가 모인 수원월드컵경기장은 4강 신화의 출발점이 된 장소다. [사진 싸이더스 SL]

20년 만에 다시 뛰는 2002 멤버를 이른 아침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다. 4강 신화의 출발점이 된 뜻 깊은 장소다. 한국은 월드컵 개막 직전인 2002년 5월 이곳에서 프랑스와 평가전을 치렀다. 당시 프랑스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우승 후보 0순위였다.

지네딘 지단,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 등 세계적인 수퍼 스타가 총출동했다. 한국은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하지만 '강팀을 상대로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첫 훈련을 실시했다.

2002년 당시 시청 앞 광장을 붉게 물들인 시민들의 거리 응원. [중앙포토]

2002년 당시 시청 앞 광장을 붉게 물들인 시민들의 거리 응원. [중앙포토]

 -20년 전 함께 전설을 썼던 멤버가 모였다. 다시 만난 소감은.
이운재(이하 운재): 이벤트 경기 한 차례를 제외하면 2002 멤버가 모여 진지하게 축구하는 건 20년 만이다. 라커룸에 들어가는데, 국가대표 시절 그때 기억이 떠올랐다.
이천수(이하 천수): 운재 형과 같이 몸을 푸는데, 대표팀 막내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다시 모여 즐겁고 설렌다.
최진철(이하 진철): 강산이 두 번 변할 시간이 흘렀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막내 천수가 마흔이 넘었다. 소중한 기회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또 선후배들과 뛰어보겠나.
김태영(이하 태영): 반가우면서도 아쉽다. 다들 몸 상태가 현역 시절 같지 않다. 은퇴한 지 수년이 흘렀다. 며칠 전 15분 정도 뛰었는데, 종아리를 다쳤다. 빨리 회복해서 팀에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 뿐이다.

매 경기 선방쇼를 펼치며 4강행을 이끈 '거미손' 이운재. [중앙포토]

매 경기 선방쇼를 펼치며 4강행을 이끈 '거미손' 이운재. [중앙포토]

다시 모인 2002 멤버는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인 선수로 이운재를 꼽았다. [중앙포토]

다시 모인 2002 멤버는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인 선수로 이운재를 꼽았다. [중앙포토]

-월드컵을 앞두고 이곳,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프랑스전은 의미가 남달랐다.
현영민(이하 영민): 지단, 앙리, 트레제게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우리가 대등한 경기를 했다. 강팀을 상대로 기죽지 않고 뛰었다. 상대는 혼쭐이 난 셈이다.
진철: 나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자세히 기억하는 게 신기하다.
영민: 벤치 멤버였다. 그라운드에서 가장 가까운 곳, 잘 보이는 곳에서 경기를 봐서 형들의 플레이 하나 하나가 또렷하게 기억난다.
송종국(이하 종국): 진철이 형, 왜 프랑스전을 기억 못하나. 나는 앙리와 일대일 대결 벌이는 사진까지 갖고 있다. 지단과 앙리도 많이 뛰니 우리처럼 힘들어하더라. 비록 패했지만, 강팀을 상대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프랑스전은 월드컵 본선에서 강팀을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진철: 내 경기력이 안 좋았던 것 같다. 좋았다면 기억하지 못할 리 없다. (웃음)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지단(10번)을 마크하는 최진철(가운데). 오종택 기자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지단(10번)을 마크하는 최진철(가운데). 오종택 기자

-가장 많이 변한 사람은.
진철: 태영이 형이 많이 늙었다. 체력도 예전 같지 않다. 잘 못 뛴다. (웃음)
종국: 태영이 형은 20대 때도 지금처럼 노안 아니었나.
태영: 무슨 소리, 종아리만 치료하면 진철이보단 잘 할 자신 있다.
진철: 노안은 영민이다. 지금이나 20년 전이나 똑같다. (웃음)
영민: 그런 소리 많이 듣는다. 앞으로 계속 이 모습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웃음)
운재: 반면 종국이는 체력만 보면 현역 선수를 해도 되겠다. 많이 뛴다. 20대 때보다 더 잘한다. '히딩크의 황태자' 명성에 걸맞은 경기력이다.
이을용(이하 을용): 운재 형 플레이를 보다 '살아있네'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반응 속도는 떨어졌지만, 노련한 펀칭과 방향 예측 능력은 전성기 때 그대로였다.

김태영은 코뼈 골절에도 마스크를 쓰고 뛰는 부상 투혼을 펼쳤다. [중앙포토]

김태영은 코뼈 골절에도 마스크를 쓰고 뛰는 부상 투혼을 펼쳤다. [중앙포토]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탈진해 쓰러진 최진철(오른쪽)을 걱정하는 이운재. [중앙포토]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탈진해 쓰러진 최진철(오른쪽)을 걱정하는 이운재. [중앙포토]

-아들뻘 20대 병사들과 대결해야 하는데.
종국: 현역 군인과 경기를 하면 선수들과 뛰는 것 같은 느낌이다. 워낙 힘이 좋고 빠르다. 지치지도 않는다. 나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최근 한 달간 술을 끊었다. 거의 매일 운동하며 몸을 만들었다. 초등학생과 경기해도 봐주지 않는다. (웃음)
을용: 최근 근육 이완제를 먹기 시작했다. 최근 추울 때 축구를 해 무리한 모양이다. 원래 포지션인 측면에선 체력과 스피드가 부족해서 못 뛴다. 미드필더 희망한다.
천수: 형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 승부욕은 넘치는데 다들 몸이 말을 안 듣는다. 꾸준히 경기를 치르면서 실전 감각을 되찾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아파도 최선을 다하면서 청춘들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싶다. 20년 전 그때 그 감동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운재: 군인들은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한다. 2002년 월드컵 때도 군인들의 든든한 응원이 있었다. 이번 기회에 고마움을 갚겠다. 물론 요즘 세대는 우리 플레이를 유튜브에서만 봤을 거다. 우리와 경기가 좋은 추억이 되도록 멋진 잘 준비하겠다.

송종국(오른쪽)은 피구에게 단 한 차례 돌파도 허용하지 않았다. [중앙포토]

송종국(오른쪽)은 피구에게 단 한 차례 돌파도 허용하지 않았다. [중앙포토]

독일과 4강전에서 클로제(오른쪽)에 한 발 앞서 볼을 걷어내는 김태영(가운데). [중앙포토]

독일과 4강전에서 클로제(오른쪽)에 한 발 앞서 볼을 걷어내는 김태영(가운데). [중앙포토]

이날 모인 멤버 대부분은 2002년 월드컵에서 팬에게 강한 인상을 심은 주인공이다. 김태영과 최진철은 홍명보와 '철벽 스리백'을 구축하며 주전으로 뛰었다. 김태영은 코뼈 골절 후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뛰는 부상 투혼을 펼쳤다. '거미손 골키퍼' 이운재는 경기마다 선방쇼를 펼쳤다. 측면 수비수 송종국은 필드 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전 경기(7경기) 풀타임 출전한 '철인'이다. 특히 포르투갈전에서 발롱도르(축구 최고 권위상·2002년) 수상자이자, 에이스인 루이스 피구를 완벽 봉쇄했다. 이을용은 폴란드전에서 황선홍의 선제골을 도우며 사상 첫 월드컵 승리를 이끌었다. 이천수는 별명인 '밀레니엄 특급'처럼 저돌적인 돌파와 과감한 슈팅으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2002년 월드컵을 치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진철: 이탈리아와 16강전에서 마크해야 했던 공격수 크리스티안 비에리를 놓치는 바람에 선제골을 내줬다. 앞이 캄캄해지더라. '다른 나라로 이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설)기현이와 (안)정환이가 골을 넣어줘 죽다 살아났다.
태영: 천수가 이탈리아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 머리를 차던 순간이 기억난다. 주심이 레드카드를 줘도 할 말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별 문제 넘어갔다. 아찔했던 순간이다.
천수: 태영이 형 때문에 그랬다. 이탈리아 선수들이 전부터 우리를 얕봤고, 경기에선 거친 플레이를 했다. 태영이 형은 비에리 팔꿈치에 맞아 코뼈가 부러졌다. 어린 마음에 나도 모르게 발이 움직였다.
태영: 진정한 전우애다. 고맙다 천수. 그래도 비에리 덕분에 '마스크맨'으로 유명해졌다. 스페인과 8강전부턴 안면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썼다. 검붉은 색이었는데, 팬들은 '타이거 마스크'라고 불렀다. 마스크를 쓰면 진짜 전투에 나가는 전사가 된 기분이었다.
천수: 독일과 4강전을 잊을 수 없다. 이길 줄 알았다. 0-1 패하긴 했지만, 우리 경기력도 좋았다. 슈팅 찬스에서 오른발로 반대편을 노리고 찼는데, 당시 세계 최고 수문장이었던 올리버 칸이 가까스로 쳐냈다. 독일 에이스 미하엘 발락은 내 저돌적인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태클하다 옐로카드를 받았다. 발락은 경고 누적으로 결승에서 뛰지 못했다.

이천수는 대표팀 내 선후배 문화를 바꾼 주인공이다. [중앙포토]

이천수는 대표팀 내 선후배 문화를 바꾼 주인공이다. [중앙포토]

히딩크(왼쪽) 감독과 '히딩크 황태자'로 불린 송종국. [중앙포토]

히딩크(왼쪽) 감독과 '히딩크 황태자'로 불린 송종국. [중앙포토]

-딱딱했던 선후배 문화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달라졌다고.
천수: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막내였던 나에게 선배들에게 반말을 쓰라고 지시했다. 긴박한 경기 상황 중에 더 빠른 소통을 유도하기 위해서였다. 하루는 감독님 지시로 띠동갑인 명보 형에게 '명보야 밥 먹자'고 했다.
진철: 그 순간 귀를 의심했다. 천수가 미친 줄 알았다. 나는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천수여서 가능했다.
종국: 진짜 할 줄 몰랐다. 당시 막내급인 우린 고참급 형들 앞에서 고개도 못 들 때였는데, 반말을 하다니. 물론 나중엔 나도 했다. (웃음)
영민: 축구에선 반말이 필요하다. 빠른 시간에 패스를 의사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명보야 밥 먹자'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웃음)
천수: 내가 총대를 멘 덕분에 경기 중 선후배 간 호흡이 좋아졌다.

이천수(오른쪽)는 이탈리아 말디니의 마리를 발로 걷어찼다. 오종택 기자

이천수(오른쪽)는 이탈리아 말디니의 마리를 발로 걷어찼다. 오종택 기자

이천수는 '밀레니엄 특급'으로 불리는 한국 최고 유망주였다. [중앙포토]

이천수는 '밀레니엄 특급'으로 불리는 한국 최고 유망주였다. [중앙포토]

-지난해 6월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유상철 감독 생각이 많이 나겠다.
천수: 우리가 다시 뛰는 모습을 보고 팬들이 상철이 형을 다시 떠올리고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상철이 형이 빠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2002 멤버는 영원히 23명이다.
운재: 2002년 영상을 볼 때마다 생각난다. 한결 같은 모습으로 묵묵히 뛰는 동료였다. 항상 같이 뛴다는 생각이다.
영민: 후배들에게 따뜻한 선배였다. 2002 멤버와 경기를 하는 동안엔 계속 생각 날 것 같다.
태영: 프로그램을 통해 상철이 위해 뛰는 경기를 만들 계획이다. 영원한 우리 멤버다.

송종국 질식 수비에 질린 피구가 '비겨서 나란히 16강에 진출하자'고 제안했다. [중앙포토]

송종국 질식 수비에 질린 피구가 '비겨서 나란히 16강에 진출하자'고 제안했다. [중앙포토]

한국 축구는 올해 다시 한번 '월드컵 신화'에 도전한다. 오는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한다. 한국은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와 조별리그 H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2002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을 1-0으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당시 포르투갈은 우승 후보였다. 1989 U-17 유럽축구선수권과 1991 U-20 월드컵에서 우승한 '황금 세대'가 주축이었다.

-2002년 포르투갈전은 어땠나.
종국: 잊을 수 없다. 내 축구인생 최고의 경기라서다. 포르투갈 에이스 피구를 막았는데, 90분 동안 단 한 번도 돌파를 허용 안 했다. 팬들이 '피구를 지웠다'고 했다. 당시 피구는 지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존재였다. 기술과 스피드 모두 뛰어났다.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지단(5번), 하나우두(9번) 등을 제치고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을 달 정도였으니까. 경기 후 전 세계 에이전시에서 (나와 계약하겠다는)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 토트넘 이적 얘기도 있었다. 갔다면 손흥민 선배가 될 뻔했다. (웃음)
태영: 포르투갈은 한국과 비기면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한국은 1승 1무를 기록 중이라서 포르투갈보단 여유가 있었다.
종국: 경기가 생각대로 안 풀리자, 피구가 다가와서 '비겨도 한국이 조별리그 탈락 아니다'라며 살살 뛰자고 영어, 포르투갈어 섞어서 말하더라. 우린 그런 것도 모르고 최선을 다해 이겼다. (웃음)
천수: 포르투갈전은 그리 좋은 기억 아니다. 이 경기가 고향인 인천에서 열렸는데, 히딩크 감독이 나를 너무 늦게 투입했다. 가족, 친지 다 왔는데 3분 밖에 못 뛰어 아쉬웠다.

이운재와 송종국은 한국 수비의 핵심이었다. [중앙포토]

이운재와 송종국은 한국 수비의 핵심이었다. [중앙포토]

-포르투갈 미드필더로 뛰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을 기억하나.
천수: 그때 그 벤투가 우리 대표팀 감독이라는 건 한참 뒤에 알았다. 묘한 인연이다. 한국의 16강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태영: 나도 처음엔 같이 뛰었다는 걸 몰랐다. 공격수였다면 바로 알아차렸다. 당시 포르투갈엔 워낙 스타가 많았다. 벤투 감독은 플레이 스타일이 화려하기 보다는 차분한 편이라서 그랬다.

한국과 카타르 월드컵에서 맞붙을 포르투갈의 에이스 호날두. [AP=연합뉴스]

한국과 카타르 월드컵에서 맞붙을 포르투갈의 에이스 호날두. [AP=연합뉴스]

손흥민이 이끄는 한국은 2002년 신화를 다시 한 번 쓰겠다는 각오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이끄는 한국은 2002년 신화를 다시 한 번 쓰겠다는 각오다. [연합뉴스]

-카타르에서 뛸 후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달라.
천수: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들이다. 포르투갈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간신히 본선 무대를 밟았다. 무엇보다 호날두는 전성기가 지났다. 반면 (손)흥민이는 지금 가장 잘한다. 이름값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한국이 부족할 게 없다. 형들이 이겨본 팀이니까, 흥민이와 후배들도 꼭 이기길 응원한다.
운재: 2002년 4강은 과거다. 우리도 그렇다. 현재 대표팀 후배들이 새로운 전설을 써줬으면 좋겠다.
을용: 자신감을 갖고 뛰길 바란다. 그럼 해내지 못할 일이 없다. 20년 전 우리들이 그랬다.
태영: 우리들이 축구 열기가 살아나는데 일조하겠다. 그 열기가 카타르 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