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직접 문 열었다, 테슬라 유럽 첫 공장 ‘파워 ON’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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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2일(현지시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기가팩토리 개장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개장식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또 다른 발걸음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2일(현지시간) 독일 브란덴부르크주 기가팩토리 개장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날 개장식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또 다른 발걸음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2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외곽에 자동차 생산공장 ‘기가팩토리’(Gigafactory)를 가동하며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럽 전기차 시장을 두고 선두업체 폴크스바겐, 현대차·기아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23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베를린에서 35㎞가량 떨어진 브란덴부르크주 그뤼네하이데에 기가팩토리 개장식을 열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개장식에 참석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또 다른 발걸음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를 고객 30명에게 직접 인도하는 이벤트를 했다.

CNBC는 “테슬라가 미국·중국에 이어 독일(유럽)에도 생산기지를 마련했다”며 “그간 유럽 주문량을 중국 공장에서 수급해왔는데 앞으로 물류비용, 관세 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도 자신의 트위터에 “자금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썼다. 테슬라의 생산량과 수익성이 증가할 거란 전망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91% 오른 993.98달러 마감해 다시 ‘천슬라’에 가까워졌다.

기가팩토리는 연 5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다만 올해는 기가팩토리에서 10만 대가량만 생산이 가능하고 점차 늘려갈 것이란 전망이다. 테슬라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약 93만 대다.

이번 기가팩토리 개장은 중국 업체보다는 폴크스바겐과 현대차·기아 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국 업체보다 유럽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판매한 전기차(45만 대) 중 약 31만 대를 유럽에서 팔았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유럽에서 30만 대를 팔았다. 폴크스바겐은 최근 순수 전기차 투자액을 기존 350억 유로(약 47조6000억원)에서 520억 유로(약 70조7000억원)로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5

아이오닉5와 EV6가 선전하며 유럽시장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현대차·기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중 절반가량이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다”며 “유럽은 친환경·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신규 전기차 투입 등 유럽 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작년 32%에서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기아가 전기차 분야에선 주요 완성차 업체와 동등하게 겨루고 있다”고 평했다.

EV6

EV6

현지 생산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각각 체코·슬로바키아에 생산공장이 있지만 코나일렉트릭 외엔 주로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생산한다. 아이오닉5, EV6 등은 국내에서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 중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을 놓치지 않으려면 현대차·기아도 현지에서 전기차 생산을 늘리는 전략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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