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방탄조끼 벗어 아이 입혔다…우크라 한국계 배우 마지막 순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군이 던진 폭탄에 사망한 한국계 우크라이나 배우가 알고 보니 사망 직전 어린아이에게 직접 방탄조끼를 벗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시각으로 13일 영국 매체 LBC에 따르면 한국계 우크라이나 배우 파샤 리(Pasha Lee‧33)는 지난달 24일 전쟁이 시작되자 우크라이나군에 자원입대했다. 지난 6일 수도 키이우와 인접한 도시 이르핀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작업에 참여했으나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대피에 차질이 생기자 방탄조끼를 벗어 자신이 안고 있던 아이에게 입혔다. 이후 아이를 품에 안은 채 폭격을 피하려다 결국 숨졌다. 그의 시신은 사망 5일 후 뒤늦게 발견됐다. 그가 안고 있던 아이의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파샤는 자카르파 출신 어머니와 크림반도 출신의 한국인(고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우크라이나의 유명 배우로, MC, 가수, 성우로도 활약하며 유명 TV쇼 ‘데이 엣 홈’을 진행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자원입대했다.

지난 4일 파샤 리는 인스타그램에 군복 입은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리고 “지난 48시간 동안 우리가 어떻게 폭격을 당했는지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해시태그에는 #우크라이나 #단결 이라고 적었다. 이는 고인의 생전 마지막 게시물이 됐다. 현재 그의 SNS에는 추모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