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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성남시장 "재선 불출마…억울함은 별개로 재판 죄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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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 11일 오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등 혐의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 11일 오후 경기 수원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수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등 혐의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은수미 경기도 성남시장이 6월 지방선거에 불출마한다. 은 시장은 17일 오전 자신의 SNS에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억울함과 참담함과는 별개로, 주변 관리를 잘하지 못해 구설에 오르고 재판을 받는 것은 정말 죄송한 일”이라며 “몰랐다는 사실 자체도 송구하다. 불출마를 통해 온전히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은 시장은 “털끝만큼도 관여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만류도 많았다”며 “검찰의 정치적 수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불출마와 별개로 고삐 풀린 권력이 시민의 안녕을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저의 무죄와 결백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어 “믿어주는 분들에게 믿음을 돌려드리는 것이 지금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4년간 두 달에 한 번꼴의압수수색, 한 달에 한 번꼴의 고소·고발에도 성남시정이 흔들림 없었듯, 제 남은 임기 동안에도 그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과 수사 진행에 부담 느낀 듯 

초선 기초단체장 중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은 시장이 처음이다. 은 시장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재선 의지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일간지(중부일보)가 차기 성남시장 물망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을 대상으로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에서 은 시장이 20.5%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지역 정가에선 은 시장의 불출마 사유를 현재 진행 중인 재판과 경찰 수사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은 시장은 자신의 수사자료를 건네받는 대가로 지역 경찰관들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기소돼 1월부터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비서실과 지역 경찰 사이에서 이뤄진 '부적절한 거래'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하지만, 검찰의 공소장은 은 시장을 공범으로 지목했다. 은 시장과 함께 기소된 최측근 등도 “시장님의 뜻으로 알았다”며 공소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에서는 은 시장의 관여 의혹이 제기된 채용 비리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성남시의 한 관계자는 “법원이 매주 금요일마다 은 시장에 대한 재판을 이어가는 등 집중 심리하면서 은 시장이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판단해 그동안 불출마를 고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민주통합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으로 발탁됐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역 31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여성 기초단체장에 당선되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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