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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사라진 신규 확진자 4만명…그 미스터리 풀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16일(0시 기준)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전날 지자체 집계치와 최소 4만여명의 차이가 나 혼란이 빚어진 것과 관련, 방역당국이 지자체 신고 사례 중 중복·오류 건수를 걸러내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동네 병·의원 등으로 갑자기 신고 기관이 대폭 늘면서 오류가 발생해 일부 사례가 누락된 영향도 있다고 했다. 누락된 건은 내일(17일) 0시 통계에 포함될 예정이라, 내일 발표될 환자는 더 큰 폭으로 늘 전망이다.

16일 오전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코로나19 환자는 40만741명이다. 전날 서울시 등 전국 지자체 신규 환자 합산치는 오후 9시 기준 이미 44만명을 넘었다. 자정까지 수치를 더하면 이날 발표될 환자는 50만명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는데 오히려 확 준 것이다.

이와 관련, 당국은 지자체 집계에서 일부 중복·오류 사례가 있어 이를 제거했고 최근 확진자 인정 방식이 달라진 영향 탓에 추가로 오류가 발생해 집계에 누락되는 일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16일 대전 한밭운동장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PCR검사를 받기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6일 대전 한밭운동장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PCR검사를 받기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통상 17개 시·도에서 코로나정보관리시스템으로 확진자를 신고하면 질병청에서 확진자 정보를 집계하고 중복, 오류를 정리한다”며 “그 이후 지자체에서 0시 기준 확진자 명단을 질병청으로 제출하면 시스템 집계 명단과 지자체 명단을 검증해서 집계하는데 이 명단이 일치했을 때 집계치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중복되거나 정보가 오류인 건들이 제거됐다는 것이다. 정우진 중앙방역대책본부 방역시스템운영팀장은 “시·도간 중복으로 보고하는 지자체가 간혹 있다”며 “질병청 상황실에서 중복 보고는 병합하거나 2~3건 같이 올라오면 1건으로 줄이는 정제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지자체 (집계)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14일부터 동네 병·의원에서의 신속항원검사 양성 결과를 확진자 수치에 반영하면서 과도기적인 혼란도 발생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고재영 대변인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확진자를 신고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많아졌지만, 일부 의료기관의 주소지가 불명확해 관할 보건소를 배정하지 못했고, 이를 시스템상 오류로 간주해 확진자 (번호) 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지자체에서 신고한 확진자 가운데 이날 0시 기준 집계치에 반영되지 못한 누락분은 내일(17일) 통계에 반영된다고도 했다. 또 관련해 현재는 긴급 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시행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완료했다고도 했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넘어선 16일 오전 코로나19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서울 시내의 한 이비인후과가 신속항원검사 및 PCR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넘어선 16일 오전 코로나19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서울 시내의 한 이비인후과가 신속항원검사 및 PCR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정우진 팀장은 “누락 규모를 정교하게 추출하긴 어렵다”면서도 “오늘 0시에 미반영된 확진자 통계는 내일 0시에 포함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영 대변인은 “수, 목요일에는 통상 확진자 발생이 크게 나타나고 오늘 일부 지연으로 집계되지 못한 부분이 포함돼 내일은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확진자 집계 오류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확진할 때는 보건소들만 확진자 신고 권한을 부여받았는데 신고 기관이 일반 동네 병·의원으로 대폭 늘면서 시스템 과부하가 걸려 제대로 반영이 안되는 경우가 빈발할 수 있어서다. 질병청 관계자는 “보건소에 입력할 때와 달리 1만여곳 넘는 의료기관이 입력하다 보니 집계 자료를 정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일주일가량 통계 오류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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