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철철 만삭에 러 "가짜 임산부"…그녀는 이틀뒤 출산했다

11일(현지시간) 마리아나 비셰기르스카야가 아이를 출산한 직후 병원 침대에 누워있다. 비셰기르스카야는 지난 9일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산부인과 병원 폭격 당시 부상한 채 병원을 탈출한 여성이다. 사진=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산부인과를 폭격해 국제적 비난이 거센 가운데, 해당 산부인과를 가까스로 탈출한 임산부가 폭격 이틀 만에 여자아이를 무사히 출산했다. 앞서 러시아는 무너져내린 산부인과 건물을 황급히 나오는 만삭의 임산부 사진이 보도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이 일자 "가짜 임산부"라고 주장한 바 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한 산부인과에서 마리아나 비셰기르스카야라는 이름의 산모가 출산했다.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임신한 여성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에 부상한 채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세르히 오를로프 마리우폴 부시장은 러시아군 침공 이후 1천17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사진=AP·연합뉴스

비셰기르스카야는 지난 9일 러시아군이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했을 당시 만삭의 몸으로 얼굴에 상처를 입은 채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던 당사자다.

러시아가 신생아와 산모가 있는 병원을 폭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잔혹함에 분노를 쏟아냈다. 미국 백악관, 영국 총리, 바티칸도 야만적, 타락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어를 사용하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궁지에 몰린 러시아는 마리우폴 폭격 자체를 부인하면서, 서방 언론의 보도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정말 사실처럼 분장했다. 이 여성은 뷰티 블로그도 잘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해당 여성이 실제 출산까지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러시아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