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외 팬 반응 신기"…넷플릭스 글로벌 1위 '소년심판' 김무열

중앙일보

입력

넷플릭스 '소년심판'에서 김무열은 소년범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하는 좌배석 판사 차태주 역을 맡았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소년심판'에서 김무열은 소년범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하는 좌배석 판사 차태주 역을 맡았다. 사진 넷플릭스

한 사건을 맡은 두 판사 중 한 명은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말하고, 한 명은 ‘소년에게 기회 주는 건 판사밖에 못 한다’고 말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의 이야기다.

이 시리즈에서 '소년에게 기회를 주고 믿고 싶어하는' 좌배석 차태주 판사 역을 맡은 김무열은 "우리가 소년들에게는 마지노선이다"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지난 8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소년범죄를 대하는 생각과 자세, 태도에는 여러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차태주가 가지고 있는 신념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공식 순위 1위… "해외 팬 반응 신기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배우 김무열.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 배우 김무열. 사진 넷플릭스

지난달 25일 공개된 ‘소년심판’은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서 3월 첫주(2월 28일∼3월 6일) 비영어권 TV 시리즈 중 시청시간 1위를 차지했다. 김무열은 “글로벌 플랫폼이다보니, 해외 팬들이 많이 봐주시는지 SNS로 오는 해외 팬 반응이 신기했다”며 “소년범죄는 전 세계적으로도 공감을 얻고 같이 고민할 수 있는 문제라 많이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선배 배우인 김혜수·이성민과 나란히 앉아 연기했다. 앞서 김혜수가 언론 인터뷰에서 '김무열이 내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이 놀라웠다'고 극찬한 데 대해 김무열은 "현장에서 다른 분들이 너무 훌륭해서 제가 딱히 뭘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없었다"며 “(김혜수는) 첫 촬영 때 ‘허! 자기 연기하는거 너무 좋다~’고 칭찬하신 뒤 지금까지도 계속 칭찬을 하시고, 현장에서도 칭찬으로 배우들을 춤추게 하셔서 저희는 신나게 춤을 췄던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성민에 대해서도 “촬영 초반 ‘내가 이렇게 힘 빼고 연기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 때 '니가 이대로 밀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해주신 게 큰 힘이 됐다”며 "그 뒤로는 뒤돌아보지 않고 캐릭터를 쭉 밀고 갈 수 있었다"

“이성민 배웅하며 실제로도 눈물 하염없이 흘러”

'소년심판'에서 김무열은 부장판사 강원중 역의 이성민, 우배석 판사 심은석 역의 김혜수와 나란히 앉아 연기했다. 사진 넷플릭스

'소년심판'에서 김무열은 부장판사 강원중 역의 이성민, 우배석 판사 심은석 역의 김혜수와 나란히 앉아 연기했다. 사진 넷플릭스

김무열은 기억에 남는 촬영으로 김혜수에게 과거를 털어놓는 포장마차 씬을 꼽았다. 심은석(김혜수)이 차태주에게 “왜 그렇게까지 애들을 싸고 도는거냐, 이유가 뭐냐” 다그쳐 묻자 차태주가 자신의 과거 이야기와 함께 속내를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김무열은 “감독님이 평소 전체적인 조화를 주로 보시고 관망하는 편인데, 이 날은 차태주가 어린시절을 떠올리는 순간 손으로 소리를 내주셨다”며 “차태주의 아버지가 문을 ‘쿵, 쿵’ 두드리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연상돼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강원중 역을 맡은 이성민이 법원을 떠나는 장면도 인상깊었다고 했다. 차태주에겐 선배 판사이기도 하고 어린 시절 도움을 준 존재인 강원중을 배웅하면서, “제 쪽으로 카메라가 향해 있지 않았을 때에도 눈물이 하염없이 났다”고 했다. 김무열은 “선배님의 현장, 연기를 보면서 강원중에 대한 차태주의 마음을 넘어, 인간 이성민에 대한 김무열의 호감이 많이 생겼던 때”라며 “그 날이 (이성민)선배님의 거의 마지막 촬영이라, 현실에서도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고 전했다.

신인 황현정 "비현실적일 정도로 연기"

넷플릭스 '소년심판'의 첫 번째 사건에 등장하는 배우 황현정에 대해 김무열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연기를 한다"며 "배우로 태어난 인간이구나 느꼈다"고 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소년심판'의 첫 번째 사건에 등장하는 배우 황현정에 대해 김무열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연기를 한다"며 "배우로 태어난 인간이구나 느꼈다"고 했다. 사진 넷플릭스

‘소년심판’은 가정폭력, 입시비리, 집단 성폭행 및 불법 음란물 조직 등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종류의 사건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김무열은 그 중 초등학생을 죽인 첫 번째 에피소드가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제작발표회 때부터 김혜수 등 여러 배우들이 언급했던 ‘논문까지 찾아가며 공부한’ 배우도 첫 번째 사건에서 한예은 역으로 등장하는 신인 황현정 배우였다. 김무열은 “황현정이 ‘엘리베이터 탄 것도 죄가 되나요?’라고 말하는 대사는 대본 리딩 때도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던 대사”라며 “현장에서도 너무 충격적이어서 집중이 깨질 정도였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연기를 해서, 아직도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그는 “종일 촬영을 하고도 ‘벌써 끝났나, 너무 재밌고 더 하고 싶다’고 말하길래 이 친구는 진짜 배우로 태어난 인간이구나, 느꼈다”고 덧붙였다.

"작품으로 사회적 질문하는 보람, 뮤지컬·연극무대도 꼭 돌아가겠다"

'소년심판'은 사건을 빠르게 많이 보여주기보다, 사건 하나를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시각을 꼼꼼히 담았다. 김무열은 “지금 인기를 끄는 다른 장르 드라마보다 좀 느리고, ‘지루할 수 있다’ 걱정도 많이 하셨다고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전개를) 과감하게 선택하고, 그 빈틈을 빠짐없이 정서적인 부분으로 채우려고 한 게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시즌 2에 대해서는 "정해진 건 없지만, 만약 만들어진다면 성장한 차태주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심은석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무열은 "이 작품으로 소년법, 소년법정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고 고민이 오히려 더 많아졌다. 사회 전반에 걸친 복합적 문제고, 답을 낼 수가 없는 일이더라"면서도 "사회적인 질문을 작품을 통해, 연기를 통해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다는 점은 배우라는 직업을 택한 저의 커다란 보람"이라고 말했다.

"할 수 있는 날까지 배우를 하는"게 꿈이자 목표라는 그는 "제가 가장 신나하고 좋아하는 곳은 무대"라며 뮤지컬·연극 등 무대에 설 계획도 늘 하고 있다고 했다. 2017년 이후 뮤지컬 소식이 뜸했지만 그는 "무대는 언제나 저에게 마음의 고향이고, 꼭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