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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이 읽어야할 대선 표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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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1. 투표가 마감되면서 출구조사 결과도 9일 발표됐습니다.
출구조사는 일차적으로 선거결과를 가장 빨리 알려주기위한 것이지만, 동시에 투표행태 관련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표심을 알려주는 역할도 합니다.

2. 이번 대선 투표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초박빙입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윤석열 48.4% 이재명 47.8%. 최종득표율은 윤석열 48.56% 이재명 47.83%입니다. 0.73%포인트(24만7천표) 차이는 대선 역사상 가장 근접한 득표율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근접했던 박빙대선은 1997년 김대중 후보가 당선된 15대 대선 당시 2위 이회창 후보와의 1.53%포인트 차이입니다.

3. 또다른 특징은 표심의 3중 분열구조입니다.
첫번째 분열구조는 고질적 지역분열입니다. 호남에서 이재명 83.2% 윤석열 13.8%입니다. TK지역에선 정반대로 윤석열 72.4% 이재명 24.3%입니다.
2012년 박근혜ㆍ문재인 후보가 격돌한 18대 대선 당시보다는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심각합니다. 호남에 공을 들여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호남에서) 20% 당연히 넘을 것이고, 30% 득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만 결과는 싸늘합니다. 이재명은 고향인 경북(안동)에서 30%를 기대했지만 많이 모자랍니다.

4. 두번째 분열구조는 뚜렷해진 세대분열입니다.
이재명은 40대에서 60.5%를 얻어 윤석열 35.4%를 압도합니다. 반면 윤석열은 60대에서 63.3%로 이재명 33.9%를 압도합니다. 70대 이상에선 윤석열 72.5%로 이재명 25.6%로 더 벌어집니다.
20대에선 이재명이 47.8%로 윤석열 45.5%보다 약간 우세. 30대에선 윤석열이 48.1%로 이재명 46.3%보다 약간 우세. 50대에선 이재명 52.4%로 윤석열 43.9%보다 우세입니다.
결론적으로 20대 30대 50대에선 여론의 치우침이 완화되었는데, 40대와 60대 이상에선 더 심화되었습니다.

5. 세번째 분열구조는 20대에서 두드러진 남녀분열입니다.
20대 이하 남자는 윤석열을, 여자는 이재명을 지지했습니다. 세칭 이대남(이십대 남자)의 경우 윤석열이 58.7%로 이재명 36.3%를 압도합니다. 반면 이대녀의 경우 이재명이 58.0%로 윤석열 33.8%를 압도합니다.
20대 젠더갈등이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부상해왔지만, 뚜렷한 표심으로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윤석열의 꼰대 스타일에 이대녀들이 비호감을 가진 것도 있겠지만, 이대남에 집중한 이준석의 갈라치기 캠페인이 빚어낸 후과입니다.

6. 수치로 드러난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윤석열이 당선됐지만 그를 찍지 않은 유권자가 더 많다. 반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대선과정에서 우리사회의 분열상이 더 복잡하고 심각해졌다.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
윤석열 당선인이 잊지말아야할 민심입니다.
〈칼럼니스트〉
2022.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