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니콘 차이나](15) ‘음료 반이 토핑’ 매장 7천 개 돌파, 요즘 뜨는 中 밀크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차이나랩

차이나랩’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대륙의 밀크티 천하에는 양대 산맥이 있다. 프리미엄을 내세운 희차(喜茶·HEYTEA)와 나이쉐더차(奈雪的茶)다. 여기에 가성비를 내세운 미쉐빙청(蜜雪冰城)의 기세도 무섭다. 이런 가운데 밀크티 천하를 뒤흔들 또 다른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프리미엄과 가성비의 사이를 파고든 수이사오셴차오(书亦烧仙草)다.

2022년 현재, 수이사오셴차오의 매장은 7000개를 돌파했다. 중국 밀크티 업계에서 미쉐빙청(약 2만 개) 다음으로 많은 매장 수다. 다양한 토핑이 특징인 수이사오셴차오는 중저가 밀크티 시장을 타깃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최근에는 텐센트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의 유니콘 클럽에 합류했다.

[사진 deyi.com]

[사진 deyi.com]

‘지역 특산 디저트’ 로 흥한 밀크티 집

중국 매체 AI차이징서(AI财经社) 보도에 따르면, 수이사오셴차오는 맨 처음 푸젠(福建) 지역 특산 디저트인 ‘사오셴차오(烧仙草)’로 출발했다. ‘사오셴차오’는 셴차오(仙草, 선초) 잎으로 만든 젤리로, 열을 식혀주고 미용에 좋기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7년, 창립자 왕빈(王斌)은 중국 청두(成都)에 첫번째 밀크티 매장을 열었다. 당시 가게의 이름은 ‘85℃tea’였지만, 문 앞에 ‘사오셴차오’ 전문 판매점이라는 것을 내세웠다. 실제로 가게에서 가장 잘 팔리는 효자 상품이 바로 ‘사오셴차오’였다. 열을 식히고 위를 보호하는 효능 덕분인지 ‘훠궈의 도시’ 청두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덕분에 당시 청두 사람들은 85℃tea라는 이름 대신 ‘사오셴차오’로 가게를 호칭하는 데 익숙했다고 한다.

셴차오(仙草, 선초) 젤리 [사진 AI财经社]

셴차오(仙草, 선초) 젤리 [사진 AI财经社]

설립 3년 후, 정식으로 가맹점을 늘리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대부분 왕빈의 지인들이 가맹점주가 되었다. 다시 3년이 지나고 설립 6년이 되도록 가맹점은 50곳에 불과했다. 이후 프랜차이즈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2013년 쓰촨수이찬인(四川书亦餐饮)이라는 회사를 정식으로 설립한다.

그러던 2016년, 가게 이름을 지금의 수이사오셴차오로 개명한다. 유명 제과점인 85℃이 상표권 소송을 제기하며 내린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당시 중국의 밀크티 시장은 우후죽순 생겨난 브랜드들이 난립했고, 새로운 브랜드들도 꾸준히 생겨났다. 왕빈은 이참에 자사의 인기 제품인 ‘사오셴차오’를 브랜드 이름에 집어넣어 특화된 이미지를 정립하기로 한다.

[사진 deyi.com]

[사진 deyi.com]

‘사오셴차오’가 들어간 밀크티는 중국 젊은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후 여타 밀크티 브랜드에서도 경쟁하듯 사오셴차오를 넣은 신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배달 앱 플랫폼 메이퇀(美团)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3월 사오셴차오 밀크티의 판매량은 전주나이차(珍珠奶茶 버블티) 다음으로 많았다. 수이사오셴차오는 제품 한 종을 반 년 사이 120만 잔 넘게 팔아치웠다.

수이사오셴차오는 음료 한 잔 가격이 13위안(약 2480원)선으로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음료의 반이 토핑’이라는 광고 문구를 대대적으로 내세웠다. 아낌없이 토핑을 넣어 음료만으로도 든든하고 식사 대용도 가능하다는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이다. 사오셴차오 외에도 땅콩, 건포도, 팥, 코코넛 등 토핑을 넣을 수 있다.

[사진 锦观新闻/小红书]

[사진 锦观新闻/小红书]

가성비 갑 ‘제2의 미쉐빙청’ 노린다

앞서 언급했듯, 수이사오셴차오의 타깃은 중저가 시장이다. 제품 가격을 놓고 보면, 수이사오셴차오 제품의 평균 가격대는 희차 등 프리미엄 밀크티(20위안 안팎)보다는 저렴하고 미쉐빙청보다 약 2배 정도 높다. 신일선(新一线) 도시 및 2-3선 중소도시에 오프라인 매장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국의 밀크티 판매점은 이미 60만 개를 넘어섰으며, 특히 가성비를 내세운 밀크티 시장은 미쉐빙청과 같은 최강자와 여타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생겨나는 실정이다.

수이사오셴차오는 이러한 난세를 극복하기 위해 2021년 11월, ‘매장 순례(巡店活动)’를 홍보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7000개가 넘는 매장을 다 가보려면 매일 한 곳씩 돌아도 19년이 걸린다’는 문구를 강조했다. 홍콩 스타 천샤오춘(陈小春·Jordan Chan)을 모델이자 ‘최고 매장 순례자(首席巡店官)’로 선정했고, 기존 노래를 개사한 주제곡을 만들었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가 그 주제곡을 부르면 무료로 밀크티 한 잔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매장 순례’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후 웨이보에 수이사오셴차오 언급 빈도가 치솟았다. 현지 네티즌들의 관련 챌린지 영상 참여율도 상당했다. 2021년 12월 초 기준, 틱톡(抖音, 더우인)에는 관련 영상 촬영 챌린지 결과물이 6만 개 이상 올라왔으며, 누적 뷰수는 2억 회를 돌파했다.

[사진 中国搜索]

[사진 中国搜索]

업계에서는 수이셴차오가 가성비 1인자 미쉐빙청을 노리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타깃 소비층과 입지 선택 등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미쉐빙청이 있는 지역에 가면, 반드시 수이샤오셴차오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물론 중국 최대 규모, 2만 매장을 보유한 미쉐빙청과의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

현재 수이사오셴차오는 중국 30여 개 도시에 7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텐센트(腾讯), 줴웨이식품(绝味食品) 등 회사로부터 6억 위안(약 1147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로써 수이사오셴차오는 기업가치 106억 위안(약 2조 268억 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차이나랩 홍성현 특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